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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Book: 나심 니콜라스 탈렙의 "행운에 속지 마라" #1

by 북노마드 2020.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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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의 행운.

다들 나보고 이것을 조심하라고 그랬다. 나는 믿지 않았다. 그리고 정확히 한달 반이 지난 지금, 뼈저리게 그것을 느끼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을 산 이유이다.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말에서 눈치 빠르신 분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한달 반전에 주식시장에 뛰어 들었다. 뛰어 들자마자 돈을 벌기 시작했다. 어라? 요것 봐라? 그래서 은행에 넣어둔 적금을 모두 깨고 - 물론 기존에 펀드에 물린 것들은 어쩔 수 없이 묶여 있다... 아직도;; - 주식에 투자를 했다. 성과는 꽤나 좋았다. 물론 대박난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이것 봐라, 이 정도 수입이면 전업투자자를 해도 되겠네, 정도의 수입이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그렇게 4월 한달이 지났다. 5월초에 한껏 물이 오른 나는 여기저기 종목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보름이 지난 지금, 4월의 이룬 수익의 20%를 거의 갉아먹었다. 아직 매도를 하지 않아서, 손실을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더 가지고 있다가는 손실은 더 커질 것만 같은 분위기다. 본의 아니게 가치투자자 된다는 말이 - 실은 그냥 존.버.인데 말이다 - 실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지금 손실을 확정 짓고, 그냥 나오자니, 어제, 엊그제, 손절했으면 더 작은 손실에 그쳤을텐데, 그게 아쉬워서 쉽사리 손을 댈 수가없다. 그래도 하루 정도는 반등으로 손실 폭을 줄지 않겠어? 라고 생각했던게 2~3일째이고, 또 그게 아쉬워서 계속 들고 있다. 인간이란 이렇게 우매한 존재이다.

그러던 시기라서 그런지, 이 책의 제목 - 익히 기존에도 알고 있었지만, 나하고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 워낙 잘 나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 에 눈길이 갔다. 바로 구매를 했다.

그래서 어떻게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데? 라는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해서 시작한 책이지만, 서문과 목차를 살짝 읽었을 때는 그런 책이 아니라고 저자가 말해서, 살짝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계속 읽어나갈 생각이다.

사실 그 투자 기법이 무척이나 궁금해서 서문에서 중간을 훌쩍 건너 뛰고 맨 뒷부분의 "집필 후기"를 지금 읽는 중이다. 의도치 않은 발견을 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책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뉴욕시의 직장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와 저녁식사를 하게 되면 부랴부랴 밥을 먹는둥 마는둥 뛰쳐 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열차시간에 몇 시인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이제 가정을 한다. 만약 열차출발시간이 매일 부작위로 결정이 되고, 다만 그 간격이 35분이다라는 정보만 있다고 하면, 그는 아주 여유롭게 당신과 식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극대화가 아니라, 충족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어떤 연구결과를 인용한다.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람이 바로 7시 5분 열차를 놓치면 40분 열차를 타야 하니 6시 58분에 급하게 뛰쳐 나간다는 것이다. 시간 압박을 잊어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저녁식사를 즐기는 사람이 바로 충족을 추구하는 사람이며, 이건 어떻게 보면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불확실성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지만, 행복 추구의 관점에서 보면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이 더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본인이 가장 글쓰기를 재미있게, 즐겁게 하는 시간이 바로 자유롭게 글을 쓰는 시간이라고 한다. 행운에 속지 마라, 는 그 책을 집필했던 시기처럼. 그런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여기 저기서 기고글, 칼럼, 비평을 써 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고 한다. 분량은 얼마고, 납기가 언제까지이고, 그러면서 난생 처음으로 글쓰기가 재미없어졌다고 한다.

외부의 제약이 없으면, 본인이 글을 쓰는 도중 언제든지 그만 쓸 수 있는데 말이다.

읽으면서 고개를 끄떡거렸다. 사실 나는 시간에 대해 상당히 무던한 사람이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전철을 탈려고 하면, 전철역 입구에 게시되어는 열차시간표를 어디에 메모해 두지 않으면 - 물론 특정시간대에, 즉 출퇴근시간대라든지 하도 자주 타서 그 시간을 기억하지 않는 이상은 - 우리는 열차시간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 뛸 필요도 없었고 - 전철역 근처에서 기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직접 듣지 않은 이상은 - 그래서 언제나 여유로웠다. 또 언제 올지 모를 - 정말 인적이 드문 전철역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5~10분 사이에는 한 대가 온다 - 전철을 기다리며 여유롭게 책을 읽었다. 아마도 그 시간에 가장 많은 책을 읽어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스마트폰으로 전철이 언제 들어오는지 체크를 하고, 늦을까봐 뛰고, 시시각각으로 시간을 확인하지 않는가?

그러다가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 물론 아직까지도 좋은 습관이라고 믿지만 - 아침형 인간에 대해서도 생각이 미쳤다. 매일 일정 시간에 일어나고, 운동을 하고, 글을 쓰는 게 과연 좋은 - 행복한 - 것인가? 사실 내 블로그에 내가 소설을 올리고 있지만, 솔직히 부담스럽다. 이런 에세이야 내가 오랫동안 써 왔기 때문에 그렇게 부담은 없지만, 소설이라는 것은 허구의 어떤 것을 창작해 내야 하기 때문에, 게다가 완전히 생초보인 나로서는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래도 한 번 도전해 보자, 라는 도전의식에서 계속해서 하고는 있지만, 글을 쓰면서 아주 흥분되거나, 신나거나 그렇지는 않다(만약 제 소설을 열심히 즐겨 있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정말 흥분될 것 같지만, 그렇게 말해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탓도 있으리라^^). 어떻게 보면 아침형 인간도 극대화를 추구하는 삶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SMART 기법에 따른 목표 관리를 업무에서도, 게다가 일상에서도 - 자기관리, 자기계발이라는 명목으로 - 스스로에게 너무나도 강요하고 종요하는 것이 아닐까?

주식 시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만약 MTS라는 것이 없어서, 우리가 종가만 확인할 수 있다고 하면,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훨씬 더 행복한 투자인생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하루종일 시세를 들여다본들, 사실 행복한 날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불행한 날이 많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불행한 날에 스스로의 시간을 바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MTS 앱 따위는 삭제해 버리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정 궁금하면 시가와 종가만 확인하는 것도 방법일 터이지만, 인간의 욕망이 과연 그렇게 허락할련지는 의문이다. 그날 그날의 시세에 빠지지 않는 투자가 먼훗날 폭망할 수도 있겠지만, 먼훗날 반대로 큰 수익을 당신에게 허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적당한 우량주를 골라서 투자해놓고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의 방법일지는 확신을 줄 수는 없지만, 그 전보다는 당신에게 행복을 선사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탈레브처럼 극단적으로 자명종을 던져 버리는 것은 어떨까? 나의 생체시계에 따라 자고, 일어나면 그만 아니겠는가? 적어도 주말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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