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에세이1 서울대 중학교 또각또각또각 내 앞에서 그의 걸음이 멈췄다. 잘 생긴 남자 미술 선생님. 나는 그 선생님을 좋아한다. 쌍꺼풀 있는 눈, 자상한 눈빛, 인자한 미소, 관리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럽게 난 턱수염, 자연스럽게 난 은발. 그의 향기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당시의 대다수의 남자들이 그랬듯이 향수 같은 건 뿌리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가 – 당시의 거의 모든 교사들이 그랬듯이 – 오른손에는 회초리 끝을 쥐고는 자신의 왼손바닥을 반대편 끝으로 닿을 듯 말 듯 두드리면서 교실 안을 돌고 있었다. 학생들이 그림을 잘 그리고 있는지 살피고 있는 것이다. 앞에 모델로 나가게 된 학생은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는 선생님의 지령 때문에 잔뜩 표정이 긴장되어 있다. 녀석을 하나씩 뜯어서 그리고 있었다. 걸음을 멈.. 2024. 1. 4.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