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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 나는 장미4

나는 장미 #4 "내 꽃잎을 날개 삼아 날면 안 될까?" 아가 벌은 순간 당황했어요. 꽃잎을 날개삼아 나는 꽃을 본 적이 있나 싶었어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기분을 만드는 것도 내 자신이고, 내 자신의 노력이라고 말한 게 너잖아. 왜 안 된다는 거지?" 아가 벌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심을 굳힌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 그럼 해 보자." "진짜야? 도와줄거야?" "그래. 내가 도와줄께." 아가 벌과 장미의 대화를 멀리서 아빠 벌이 듣고 있었어요. 아가 벌을 가르칠 때 지었던 지독히 엄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었고 인자한 표정이 그의 얼굴에 나타났어요. 바로 그 곁에서 같이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엄마 벌이 아빠 벌의 손을 꼬옥 잡았어요. "얘들이 잘 할 수 있겠죠?" "우리 세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던 .. 2020. 10. 27.
나는 장미 #3 아빠 벌과 아가 벌은 소리가 난 곳으로 뛰어갔어요.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달이 구름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아가벌이 주위를 살피다 나무에 박힌 가시를 발견했어요. "아들아. 뭐라도 발견한 게 있니?" 움직이는 형체를 잡아내기 위해서 공중에 높이 올라 있는 아빠 벌이 말했어요. "아무래도 족제비가 지나간 것 같아요. 바닥에 발자국 모양이 있어요." 아가벌은 거짓말을 했어요. 본능적으로 장미인 줄 눈치를 챘고, 가뜩이나 상처가 많은 장미를 또 창피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얼마나 뛰었을까 숨이 턱 막혀 장미는 멈춰 섰어요. 겨우 숨을 돌리고 나서야 아까 그 장면을 다시 떠올려봤어요. 아가벌은 애초부터 강력한 날개를 가지고 태어나서 저렇게 하늘 높이 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늦은 저.. 2020. 10. 26.
나는 장미 #2 “니가 항상 기분이 안 좋지. 뭐 언제 좋은 적 있었냐?” 벌이 장미를 놀려댔어요. “야! 오늘은 진짜 기분이 별로거든! 저리 가!” 그래도 벌은 장미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윙윙 거렸어요. 그때 어미 벌이 날아왔어요. “아들아. 여기서 뭐하니? 또 장미한테 시비 거는 거니?” “시비 거는 게 아니에요. 엄마!” “시비지 뭐가 시비가 아냐!” 장미가 울면서 어미 벌과 아들 벌이 있는 곳을 뛰쳐 나갔어요. “저거 봐라. 저거 봐.” 장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미 벌이 혀를 차며 아들 벌을 나무라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날아가 버렸어요. 아들 벌은 어미 벌이 나무라는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라져가는 장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어느새 밤이 되었어요. 귀뚜라미 친구들의 합창도, 뻐꾸기 친구의 솔로곡도.. 2020. 10. 3.
나는 장미 #1 옛날에 옛날에 깊은 산속, 인적이 드문 곳에 장미가 살고 있었어요. 그때는 모든 사람들이 온갖 동물들과 온갖 식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던 시절이었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 능력을 잃어버렸지만 말이에요.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실은 원래는 동물과 식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 아세요? 그게 말이 되냐구요? 그게 말이 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볼까요? “야! 안 비켜!” “미안…...” 장미가 대답했어요. “몸에 가시가 돋혀 있으면 어련히 먼저 길을 비켜주거나 아니면 아예 집에서 나오지 말든가.” “배가 고파서......” “아이구. 온 몸은 시뻘개 가지고, 보기도 흉하고. 쯧쯧……” 장미는 시뻘건 몸과 온 몸에 돋아난 가시 때문에 사람들이 정말 싫어했어요. “괜찮아. 아앗!” 옆.. 2020.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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