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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김훈8

Into the Book: "흑산" - 접속사 없는 그의 문장, 김훈 작가의 피비린내 나는 소설 흑산. 작년 말 '달 너머로 달리는 말'부터 시작해서 '남한산성', 그리고 '흑산'까지. 김훈 작가의 세번째 소설이다. 매 작품마다 놀라는 것은 그에게는 접속사가 없다. '그리고' '그러나' '그런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러면서도 끊김 없는 문장을 짓는 것만으로도 글쟁이로 살아온 연륜이 드러난다. 그의 소설들은 거즘 다 읽어내는게 새해 목표다. 천주교 박해의 이야기다. 유달리 역사에 약하고, 초등학생도 외운다는 태종태세문단세~(*맞나? - 찾아보니 태정태세문산세가 맞단다)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역사 문외한이라 조선의 어떤 시기에 이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꿰매지는 못하지만, 실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김훈 작가의 상상을 덧입힌 소설이란다. 역사지식의 짧음을 그의 후기와 책 뒤의 연대기로 보강.. 2021. 4. 1.
김훈작가도 때론 실망스러운 작품을 쓴다 - "현의 노래" 달 너머로 달리는 말 남한산성 흑산 공터에서​ 그리고 "현의 노래" ​ 작년부터 내리 읽어낸 김훈 작가의 작품들이다. 현의 노래를 방금 덮었다. 개인적으로 김훈 작가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힘이 약해 보였고, 말이 많아 보였다. 그 자신이 개정판 서문에서 "펼쳐보니 수다스런 글이었다.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작심을 늘 거듭하고 있다"라고 밝힌 부분이 화근이었을까. 이상하게 문장들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음악"을 - 보이지 않아 듣는 것만으로도 벅찬 음악을 - 글로써 담아내려 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아니면 흥미를 워낙 빨리 잃는 내 자신의 취향 탓일수도 있겠다.​ "현의 노래"는 신라에 무너진 가야, 그 가야의 악사인 우륵과 그가 연주하는 금(琴)에 대한 이야기다.​ 김훈 작.. 2021. 3. 31.
Into the Book: 연필로 쓰기 by 김훈 # 청춘남녀들은 꼰대들이 아무리 말리고 짓눌러도 기어코 사고를 치게 되어 있고, 이것은 자연의 순리다. - 냉면을 먹으며 p.387 # 냉면의 확산은 전선의 진퇴에 따른 것이었지만, 냉면 국물에는 애초부터 철조망이 없었다. 이것이 냉면의 힘이고 누항의 힘이다. - 냉면을 먹으며 p.388 # 모든 자유를 잃고, 그러므로 음식물의 선택의 자유가지 잃었을 경우에 항상 애끓는 향수같이 엄습하여 마음을 괴롭히는 식욕의 대상은 우선 냉면이다. - 김남천 수필 '냉면' 냉면은 없고, 맛의 기억은 화급하게 솟구친다. 이 맛은 헛것이지만, 실체보다 더 강하게 인간을 옥죈다. 맛을 향하는 마음과 몸은 구별되지 않는다. 맛볼 수 없는 이 맛은, 맛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뚜렷이 존재한다. 이 결핍과 복받침은 삶을 향한 기.. 2020. 9. 16.
연필로 쓰기 - 김훈작가를 닮고 싶다 김훈 작가. 더 설명이 필요할까 싶다. 지인의 추천으로 집어 든 '남한산성'. 그와의 첫만남은 그닥 즐겁지는 않았다. 간결한 그의 문체는 어린 나에게 매정한 선생님 같았다. 몇해가 흘렀다. 나의 글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가 떠올랐다. 다시 집어든 남한산성은 역시 내게 붙지 않았다. 근데 에세이라면, 왠지 맞을 것 같았다. 자전거여행. 연필로 쓰기.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어제 받았다. 연필로 쓰기를 시작했다. 목차를 훑다 나이듦에 관한 장에 눈이 멈췄다. 흔한 장례식장의 묘사. 김훈 작가 또한 칠순이 넘어 이제는 친구를 먼저 보낼 일이 많단다. 식장에 들어서 고인이 된 친구 아들에게 건네는 형식적인 인사. 딱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딱히 다른 표현도 없다.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 동시대 최고의 작가도.. 2019.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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