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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김훈

연필로 쓰기 - 김훈작가를 닮고 싶다

by 북노마드 2019.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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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

더 설명이 필요할까 싶다. 지인의 추천으로 집어 든 '남한산성'. 그와의 첫만남은 그닥 즐겁지는 않았다. 간결한 그의 문체는 어린 나에게 매정한 선생님 같았다.

몇해가 흘렀다. 나의 글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가 떠올랐다. 다시 집어든 남한산성은 역시 내게 붙지 않았다.

근데 에세이라면, 왠지 맞을 것 같았다.

자전거여행.
연필로 쓰기.

출처 : https://blog.naver.com/wabool/220258258935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어제 받았다. 연필로 쓰기를 시작했다. 목차를 훑다 나이듦에 관한 장에 눈이 멈췄다.

흔한 장례식장의 묘사. 김훈 작가 또한 칠순이 넘어 이제는 친구를 먼저 보낼 일이 많단다.

식장에 들어서 고인이 된 친구 아들에게 건네는 형식적인 인사. 딱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딱히 다른 표현도 없다.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 동시대 최고의 작가도 느끼는 장례식장에서의 어색함과 허례.

무엇보다 나의 글을 발전시키기 위해 펼친 책. 역시나 그의 글은 날카롭다.

말콤 그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불지핀 1만시간의 법칙. 무슨 일이든 1만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출처 : https://blog.naver.com/2december/221543176393

 

용된 논문의 원작자가

반박한다.  '1만시간의 재발견'. 이 책은 묻혀버리지만, 원작자의 주장은 이렇다.

목적있는 연습.

시간만 투자한다고 누구나 전문가가 된다면 도로는 카레이서로 넘쳐나야 한다.

의식적인 연습과 철저한 피드백.

출처 : https://blog.naver.com/onenusu/220780239364

눈에 밟히고 따라 하고 싶은 문장들이 넘쳐난다. 에세이라 그의 감성도 오롯이 묻어난다.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스페인기행에서 느꼈던 것처럼.

일만시간의 재발견에 언급된 연습 해보겠다.
'거나하게 취한 객들이 새벽에 장례식장을 떠나며 상주에게 말한다.

ㅡ 잘해. 졸지말고. 잘 보내드리라고.

이 한마디가 문상의 하이라이트다. 떠날 때까지 고스톱에 온갖 세상사로 객들은 희희덕거린다. 죽음은 돌출되지 않는다.'


이건 나의 기억만으로 복기한 글귀다. 무엇이 왜 다른지 닮고 싶은 글과 철저하게 비교한다.

다시 쓴다.

다시 비교한다.

오롯이 같아질 때까지.

이게 목적 있는 연습이고, 1만시간의 법칙에 숨겨진 비밀이다.

당분간 김훈을 연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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