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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김훈

Into the Book : 배웅 #1 (김훈의 "강산무진" 中 단편)

by 북노마드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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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Book] 윤애를 트럭 옆자리에 태우고 오지의 비포장 산길을 달릴 때, 김장수는 윤애의 반팔 블라우스 아래로 뻗은 흰 팔이 때때로 힘에 겨웠다. 김장수는 여름이 빨리 가기를 바랐으나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중략) 자갈길에서 차가 흔들릴 때 윤애의 가슴이 흔들렸다. p.18

[My feeling] 인간은 이성적이기 전에 생물학적이고, 동물적이고 그래서 욕정적이다. 여성에게는 달마다 찾아오는 달거리가 있듯이 남성 또한 분출하지 못한 욕정이 폭발하듯 찾아오는 때가 있다. 윤애의 하이얀 팔과 가슴은 김장수에게 견디기 힘든 동물적인 충동이었을 것이다.

[Into the Book] 여인숙 방에는 누워서 팔을 뻗쳐 닿을 수 있는 벽에 씹던 껌이 말라붙어 있었다. 오지의 여인숙에서 윤애는 무덤덤하게 김장수의 몸을 받았다. (중략) 양쪽 방에서 가끔씩의 헛기침 소리와 오랜 침묵이 계속되고 나면 결국 김장수가 윤의의 방으로 건너갔다. 김장수는 그것이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사랑이라고도, 불륜이나 치정이라고도, 심지어 욕망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뭐랄까, 물이 흐르듯이. 날이 저물면 어두워지듯이, 해가 뜨면 밝아지듯이, 그렇게 되어져가는 일처럼 느껴졌다. p.18~19

[My feeling] 섹스는 때론 분출하는 욕정일 수도 있지만,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삶의 하나일 뿐일 수 있다. 죽지 못해 산다, 정 때문에 산다, 가족끼리는 같이 자는 게 아니다, 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듯이 밥벌이의 터전을 공유하는 이들에게는 섹스는 단순히 오줌이 마려우면 화장실을 가듯이 하는 생물학적 관례일 뿐이고, 시장에 가서 장을 봐오는 것과 같은 삶의 한 형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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