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 리뷰/김훈

김훈작가도 때론 실망스러운 작품을 쓴다 - "현의 노래"

by 북노마드 2021. 3. 31.
728x90
반응형

달 너머로 달리는 말

남한산성

흑산

공터에서

그리고 "현의 노래"

작년부터 내리 읽어낸 김훈 작가의 작품들이다. 현의 노래를 방금 덮었다. 개인적으로 김훈 작가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힘이 약해 보였고, 말이 많아 보였다. 그 자신이 개정판 서문에서 "펼쳐보니 수다스런 글이었다.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작심을 늘 거듭하고 있다"라고 밝힌 부분이 화근이었을까. 이상하게 문장들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음악"을 - 보이지 않아 듣는 것만으로도 벅찬 음악을 - 글로써 담아내려 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아니면 흥미를 워낙 빨리 잃는 내 자신의 취향 탓일수도 있겠다.

"현의 노래"는 신라에 무너진 가야, 그 가야의 악사인 우륵과 그가 연주하는 금(琴)에 대한 이야기다.

김훈 작가는 2003년 1월부터 10월까지 가끔씩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안의 악기박물관을 기웃거리면서 소일하다, 그해 겨울에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악기를 바라보며, 부족한 역사서(삼국사기)에 기대여 빚어낸 작가의 상상력에 언제나 감탄을 금치 못한다. 조정래 작가도 발품을 팔며 치열하게 조사하며 작품을 구상한다고 하는데, 그 열정과 재능이 부러울 뿐이다. 게다가 그 상상을 굽워내는 날카로운 문장력은 말을 보태 무엇하랴.

이제는 조금은 지쳐서 다른 작가의 작품에 기웃거려볼까 싶다가도 거친 잡곡밥을 계속 먹다가, 부드러운 쌀밥을 먹으면 뭔가 빠진 듯한 허전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다시 김훈 작가의 글을 찾게 되는 듯싶다.

이러다 그의 글을 모두 다 읽게 되면, 무슨 재미로 살까, 하는 부산스런 걱정을 미리 해본다.

거칠지만 그 안에 깊이 우려나오는 문장을 맛보고 싶은 당신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