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상당히 불편한 책이다. 나 자신의 일그러진 모습을 낱낱이 해부하기 때문이다. 아니 해부를 넘어서, 그 파헤친 상처를 쑤시고 비벼댄다. 그래서 아팠다.
나는 운명주의자다. 사람과의 만남, 사물과의 만남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아직 지구라는 학교에서 배울 것이 있기에 나는 이 학교에 다시 돌아왔고(*그렇다고 윤회설을 믿는 것은 아니고, 다분히 비유적인 표현임을 양해해 주시길), 그 학교에서 아직 배우지 못한 것은 언제든 내 인생에 다시 나타난다고 믿는다.
이 책을 처음 받아든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하필 이 책이 나에게 왔을까?'
20대 시절의 나는 영적인 세계에 관심이 많아(*그렇다고 접신을 한 것은 아니다), 이런 부류의 책을 즐겨 읽었다. 너무 내면으로만 파고들자, 현실 감각이 너무 무뎌져 세상에 내쳐졌을 때,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세상과 타협을 시작하면서, 나의 영혼에 대한 관심 또한 점점 옅어지고, 어느 순간 나는 속물이 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변화의 시작, 5AM 클럽'을 만났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지도 않고, 이 책의 핵심지침은 20/20/20을 시작했다. (*5시에 기상하여 20분 운동, 20분 명상, 20분 자기계발) 그리고 70여일이 지났다. 20, 30일이 지났을 때는 나는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다. 나는 상위 5%에 속한 사람들에 해당된다고 생각했다. (*책에 나온다. 상위 5%는 95%가 하기 꺼려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나는 매일매일 더욱 고고해졌다고 믿었고, 나의 미래는 과거와는 180도 달라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50일이 지나고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나는 바뀐 게 하나도 없었다. 나는 예전과 바뀐게 하나도 없는 연약한 존재였다. 60일이 지나자, 이제는 익숙한 새벽이라는 존재가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그러던 와중 이 책이 나를 찾아왔다.
책은 말한다.
병적인 에고가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넌 새벽에 일찍 일어나니 다른 사람과 다른 존재야'
병적인 에고가 또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넌 60일을 해도 변하지 않으니, 역시 구제불능인 존재야'
그 순간 나는 책을 덮고 싶었다. 인정하기 싫었다. 그런데 책은 다시 말한다. 그걸 알아차림, 그걸 알아차리는 그것만으로 에고는 힘을 잃는다고.
사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폭풍이 한바탕 지나가고 나자, 내 마음은 고요해졌다. 이게 알아차림의 힘인지, 무엇인지 아직 나는 모르겠다. 사실 책은 절반만 읽었지만, 제일 먼저 쓰고 싶었다.
내 에고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니가 제일 먼저 썼으니 넌 최고야.'
그런데, 난 이걸 알아차렸으니, 역시 나는 최고인건가?
# 2편은 완독후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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