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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이모티콘 도전하기

이모티콘, 아직도 트렌드 조사하고 계시나요? 그래서 안 되는 겁니다.

by 북노마드 2021.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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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요새 트렌드를 파악하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요새 잘 나가는 인기 이모티콘이나, 요새 승인을 받은 신상 이모티콘을 살펴보는 것은 아주 중요한 행위입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1. 레고가 장난감 회사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원동력은?

얘기를 조금은 돌아가보겠습니다. 아주 중요한 내용이니 중간에 중단하지 마시고 계속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 레고라는 회사 다 아시죠?

2020년 기준으로 레고의 브랜드 가치는 8조 7천억원 정도로 장난감 브랜드 중 압도적인 1위라고 합니다. 2위 반다이 남코(약 1조원)와 4배가 넘는 차이입니다. 정말 압도적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지금의 압도적인 레고가 될 수 있었을까요?

 



레고가 1990년대 들어 비디오 게임의 등장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레고에게 조언을 해 준 기업이 있었습니다. 레드 어소시에이츠라는 컨설팅기업입니다. 그들은 어떤 방법을 사용했기에 레고를 역사의 뒤안길에서 역사의 전면으로 들어 올릴 수 있었을까요? 

어떤 조언을 해 줬길래요? 레드 어소시에이츠의 탐구조사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

1. 포괄적 접근
고객의 데이터, 즉 숫자를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를 살펴본 뒤, 이를 토대로 회사 안팎의 관계자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고객을 관찰하고 그들의 일상으로 파고든다. 실제 고객의 행동과 인식이 '기업이 갖고 있던 고객에 대한 이미지'와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 파악한다. 그 격차가 공략해야 할 지점이다.

2. 현장 중심 관찰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제 고객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한다. 예컨대, 노후 자금을 저축하는 금융 상품을 설계한다면, 늙는다는 것이 인간에게 어던 의미인지, 노후 자금이 없으면 어떤 곤란을 겪게 되는지부터 연구한다. 어떤 현상과 이에 대한 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의 진상을 파악한다.

3. 가설 없는 탐구
낡은 가설은 지금 상황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편견이 없는 상태일 때 새로운 발견이 이뤄진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려면 차라리 '무지'에서 시작하는 게 더 낫다. - 책 "레드의 법칙" 中


레고가 고전하고 있었을 때, 내부에서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1) 아이들이 할 일이 너무 많아, 더 이상 여유롭게 놀 시간이 없다.
2) 조립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금의 레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3) 그러니 레고는 전통적인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장난감을 내놔야 한다.

그런데 레드 어소시에이츠가 아무런 편견 없이 아이들과 함께 몇 달을 보내면서 현장 중심의 관찰을 한 결과는 어땠을까요?

1)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 자유를 누리고 싶어한다.
2) 아이들은 즉각적 쾌락을 주는 장난감도 좋아하지만, 오랜 기간 공들여 성취감을 누릴 수 있는 놀이도 무척 좋아한다.

레드 어소시에츠의 조언에 따라 레고는 새로운 장난감을 내놓기 보다는 기존 레고 블록으로 돌아가 더 어려운 블록을 개발합니다. 즉 아이들이 레고 블록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놀이를 고안해 낸 것입니다.

이게 현재의 레고가 있게 한 핵심입니다.


3. 삼성TV가 일본 소니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삼성TV가 지금은 세계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어땠을까요? 당연히 일본 소니에 밀리고 있었습니다. 제품의 품질에는 전혀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당시 삼성은 이 질문에 집착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TV가 더 잘 팔릴까?'
'소비자는 어떤 기술을 가진 TV를 선택할까?'
'더 잘 팔리는 TV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더 발전시켜야 할까?'

역시나 삼성도 레드 어소시에이츠에 도움을 청합니다. 레드는 질문부터 바꿨습니다.

# 애초에 삼성전자가 갖고 있던 질문들, 즉 '더 잘 팔리는 TV를 만들려면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할가' 또는 '더 해상도가 높고 음질이 깨끗한 TV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은 경영학적 접근 방식에서 도출된 질문이다. 무엇보다 '고객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TV를 좋아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기반으로 했다.

반면 레드 어소시에이츠의 질문은 철학적 접근에서 시작된다. 'TV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은 '사람들은 언제, 왜 TV를 보는가', 'TV를 통해 사람들은 무엇을 경험하는가', 'TV가 충족시켜 주는 가치는 무엇인가' 등으로 확장되며, 삼성전자가 TV라는 제품의 본질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도왔다. - 책 '레드의 법칙' 中

즉, 레드는 여러 가정들을 깊숙히 들여다보면서 TV는 기계가 아니라 한 가정의 거실에 앉아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한데 묶는 가구였습니다. 'TV는 가구'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하자 삼성은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시장 1위에 올라서게 됩니다.


4. 당신의 이모티콘이 계속 미승인을 받는 이유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새삼스레 이모티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병맛으로 할까.
어떻게 하면 더 쌈빡하게 할까.
어떻게 하면 더 귀엽게 그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사는 이모티콘을 그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카카오가 승인하는 이모티콘을 그릴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도 참 중요하지만, 결국 이런 질문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은 언제 이모티콘을 쓸까.
사람들은 왜 이모티콘을 쓸까.
사람들은 이모티콘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을까.

여기서 사람을 "나"로 바꿔보겠습니다.


나는 언제 이모티콘을 쓸까.
나는 왜 이모티콘을 쓸까.
나는 이모티콘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을까.

이번에는 "나"를 "내 친구들"로 바꿔보겠습니다.

내 친구들은 언제 이모티콘을 쓸까.
내 친구들은 왜 이모티콘을 쓸까.
내 친구들은 이모티콘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을까.


0. 나오면서

더 병맛이고, 더 귀엽고, 더 세련되고, 더 참신하고, 더 트렌디한 이모티콘을 생각하기 이전에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럼 여러분의 이모티콘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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