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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헤밍웨이

[Into the Book] 헤밍웨이의 데뷔작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1

by 북노마드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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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속으로] 나는 솔직하고 단순한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특히 그들의 이야기가 앞뒤가 잘 맞아떨어질 때는 더더욱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마 로버트 콘이 미들급 챔피언이었던 때는 단 한번도 없었을 것이라고, 어쩌면 말발굽에 얼굴을 차였든지, 그의 어미니가 무엇에 깜짝 놀랐거나 뭔가 헛것을 보았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어렸을 적에 어떤 물건에 부딪쳤든지 했던 것이 아닌가 하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침내 나는 어떤 사나이를 시켜 스파이더 켈리한테 직접 확인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스파이더 켈리는 콘을 기억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가끔 궁금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p.12

[Original Novel] I mistrust all frank and simple people, especially when their stories hold together, and I always had a suspicion that perhaps Robert Cohn had never been middleweight boxing champion, and that perhaps a horse had stepped on his face, or that maybe his mother had been frightened or seen something, or that he had, maybe, bumped into something as a young child, but I finally had somebody verify the story from Spider Kelly. Spider Kelly not only remembered Cohn. He had often wondered what had become of him.

[나만의 번역] 나는 솔직하고 단선적인 사람들을 의심한다. 특히 그들의 썰이 딱 맞아떨어질 때는. 나는 항상 로버트 콘이 미들급 권투 챔피언이었다는 사실을 의심했고, - 찌그러진 코는 - 말에 차였거나, 콘의 어머니가 뭔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거나, 그도 아니면, 유년시절에 뭔가에 세차게 부딪쳤을 거라 생각했다. 스파이더 켈리를 만나 마침내 나는 그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콘을 기억했고, 종종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묻곤 했다. 

[해석]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헤어진 연인도 왜 헤어졌는지에 대한 이유가 각기 달리 조각되고, 그 이후의 경험들과 -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 온갖 잡설이 덧붙여져 애초의 이유를 짐작하기조차 힘들어져 버린다. 그게 시간이 가지는 마법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말만 번지르한 사람을 나는 싫어한다. 그들이 담백하고 솔직하다고 일견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그 속에는 - 그들 스스로도 납득 못하는 - 온갖 꿍꿍이가 숨겨져 있을 확률이 높다.

#2

[책속으로] 그래서 권투로 이런 울분을 달랠 수 있었고, 고통스러운 자의식을 느끼고 코가 납작해진 채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한 뒤 자기에게 다정하게 대해 준 첫 번째 여자와 결혼했다. 결혼 생활 5년 동안 아이가 셋이나 생기고, 아버지가 물려준 5만 달러를 대부분 써 버렸다. 나머지 재산은 어머니 소유로 되어 있었다. 부유한 아내와의 불행한 가정생활로 말미암아 그는 상당히 매력 없는 성격의 소유자로 변하고 말았다. p.13

[Original Novel] He took it out in boxing, and he came out of Princeton with painful self-consciousness and the flattened nose, and was married by the first girl who was nice to him. He was married five years, had three children, lost most of the fifty thousand dollars his father left him, the balance of the estate having gone to his mother, hardened into a rather unattractive mould under domestic unhappiness with a rich wife;

[나만의 번역] 그는 권투 안에 울분을 쏟아냈고, 못난 자의식과 납작한 코로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그에게 따스하게 대해 준 첫사랑과 결혼했다. 5년간의 결혼생활로 슬하에 세 명의 아이가 생기고, 아버지가 물려준 5만 달러는 거의 다 소진되어 갔고, 나머지 재산은 어머니에게 가 있었으며, 무엇보다 재력 있는 아내와의 동거는 그를 형편없이 매력없게 몰아갔다. 

[해석] 못난 자의식과 못난 외모 - 둘은 어느 게 먼저랄게 없다 - 는 단지 그에게 잘 해 준다는(*nice) 이유만으로 결혼을 결심하게 만들었고, 아내의 재력에 짓눌려 그나마 있던 매력 또한 납작한 코보다 더욱 찌그려뜨리고 있었다. 

#3

[책속으로] 그리하여 아내 곁을 떠나려고 벼르고 있던 바로 그때 아내가 먼저 그를 버리고 세밀화 화가와 줄행랑을 쳤다. 아내와 이혼하려고 여러 달 동안 벼르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너무 가혹한 것 같아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던 참이라 아내가 자신의 곁을 떠난 것은 충격이었지만 아주 기분 좋은 충격이었다.  p.13

[Original Novel] and just when he had made up his mind to leave his wife she left him and went off with a miniature-painter. As he had been thinking for months about leaving his wife and had not done it because it would be too cruel to deprive her of himself, her departure was a very healthful shock.

[나만의 번역] 이제는 그녀와 헤어져야겠구나, 마음을 굳힌 바로 그 때, 그녀는 그를 떠나 세밀화 화가와 도망을 쳤다. 몇 달 동안 그녀를 떠날 생각을 거듭했지만, 그녀를 먼저 떠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에려 미루던 찰나에, 그것은 기분 좋은 충격이었다. 

[해석] 누군가를 떠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다. 차라리 상대가 먼저 나를 떠나줬으면 하는 바람을 할 때가 가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기분좋은(*healthful) 충격이라고 표현할지라도 충격(*shock)인 것은 사실이다. 충격은 강진처럼 오랜 여파를 남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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