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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에세이

더 질투하세요!

by 북노마드 2020.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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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 일인지 모르겠는데, 오늘은 문득 스윙댄스 동호회에 3개월 정도 몸을 담궜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어렸을 적부터 이것 저것 관심이 많아서 춤도 독학으로 배운 저로서는, 그래도, 남들보다는 춤을 잘 춘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까짓 스윙댄스, 그까이거 라고 생각하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는 박진영의 스윙, 스윙, 스윙 마이 베이비~ 렛츠 댄스~~~ 라고 울러퍼지는 그 노래, 제목이 뭐였죠? 거기에 나오는 독무(*혼자 추는)를 상상하고 가입을 했습니다. 브레이크는 너무 철이 지난 것 같고, 뭔가 팔 다리를 쭉쭉 뻗어가며 유쾌하게 몸을 움직여보고 싶다라는 욕심이 있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막상 동호회에 가입해서 가보니, 커플 댄스더군요. 토요일 3시 정도에 신촌 부근의 어떤 홀을 빌려서 연습을 하는데, 한번에 약 60명 정도가 운집을 합니다. 남자가 반, 여자가 반. 성비는 의도한게 아닌데도 - 주최측에서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 거의 맞았습니다. 물론 어떤 날에는 남자가 많이 와서 남자끼리 춤을 춰야 하는 상황도 발생해서, 그럴 때마다 주위의 시선을 독차지할 때도 있었지만요. 메인 강사가 앞에서 동작을 가르쳐 주고, 남자나 여자가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짝을 바꾸어서 연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 2주 정도 지났을까요? 뒤늦게 합류한 여자아이 3명이 있었는데요. 친구들인 것 같더라구요. 그 중 한명이 말그대로 빼어나게 이뻤습니다. 저는 금사빠라 당연히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언제 그녀와 짝이 되나,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매주 바로 앞앞에서 순번(?)이 끝나버리거나 그랬습니다. 그러다 2~3주가 또 지나 처음으로 합을 맞춰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던 기억이 아직도 짜릿하게 남아 있네요. 그런데 왠걸? 그녀의 키가 꽤나 크더군요. 사교댄스가 그렇지만, 커플댄스는 남자가 여자를 리드하는 동작이 많습니다. 이른바 남자가 (힘으로) 땡겨주면 (그 힘의 작용으로) 여자가 한두바퀴를 돌고, 그리고 (안착하면서) 자연스럽게 안는(?) 동작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저보다 키가 살짝 크니 이건 제가 안겨야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뭔가 부자연스러움을 느꼈던 것 같지만, 잠시만 견디면(?) 또 짝이 바뀌니 애써 웃음 지어 보이더군요. 뭐, 이미 사랑에 빠졌던 저에게는 그런 모습도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한두마디 걸다가, 어떻게 하면 더 친해질 수 있을까 온갖 짱구를 굴리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1~2주 뒤에 또 뒤늦게 이번에는 남자아이 2명이 합류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 1명이 정말 키도 키고 훈남이었습니다. 일단 외모도 훤칠했지만, 이 친구, 성격이 활발한데다, 게다가 위트도 넘쳐나더군요. 어느새 그 여자아이 그룹(?)과 남자아이 그룹(?)이 자연스럽게 친해졌습니다. 저보다 훨씬 짧은 기간을 만났는데도 어쩜 그리 친하게 지내는지 질투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동호회를 그만뒀습니다. 뭐 질투나서 그만뒀냐? 이렇게 질문하신다면, 아닙니다. 3개월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그 프로그램은 이른바 파티라는 공연을 하고 나서 끝납니다. 더 배울 사람은 중급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커플댄스가 영 몸에 맞지 않았습니다. 사실 사교댄스라는 곳에서 남자가 여자를 리드해야 하는데 -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가부장적이다, 라고 느꼈습니다만 - 맞지 않더군요. 뭐, 이렇게 말했지만, 그냥 춤에 재능이 없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질투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정말 새까맣게 지웠졌던 기억이라고 - 내가 스윙댄스를 배운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왜 떠올랐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질투했던 그 남자아이. 저도 친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 어쩐지 질투가 나서 멀리했습니다. 그것 때문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의 저는 먼저 다가가서 더 친하게 지낼 것 같습니다. 그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서 그 사람의 매력을 본받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능력이 있는 친구들을 보면 질투하고 시샘할 것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서 그 사람을 존경하고, 배우면 나의 삶도 더 풍요롭게 행복해질 터인데, 왜 그때는 그러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질투하고 시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역으로 얘기하면 제 인생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니까요. 제 주위에 더 멋지고, 더 행복한 사람들이 넘쳐나서 오늘도 더 질투하고 시샘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 오늘도 질투하세요^^ 그건 여러분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반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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