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스타일로 번안하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번역으로 나만의 소설 창작하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번역하기 #4

by 북노마드 2021. 11. 25.
728x90
반응형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가이면서 번역가입니다. 번역을 일종의 유희, 즉 소설 창작을 하지 않는 시간에 하는 취미 정도로 일켣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번역과 소설 창작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 번역을 하면서, 다양한 선배 작가들의 '구조'를 공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하루키 스타일'을 만들 수 있었다고 여러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또 그에게 번역이란 자신의 내면으로만 파고드는 소설을 창작하는 일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일종의 '번역 치유'로도 기능하고 있습니다. - 하루키 2006년 '위대한 개츠비' 번역 기념 이메일 인터뷰 中 (출처 : https://finding-haruki.com/759)

 

그래서 저도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아니라도 다른 영미권 작가들의 책을 제 나름대로 번역을 해 보는 시도를 해 보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 나름대로의 소설 창작 스타일 - 제 본명을 언급할 수 없기에 블로그 필명으로 "북노마드 스타일" - 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우리에게는 낯선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 - 참고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입니다 - 가 그의 에세이 "읽는 인간"에서 프랑스 문학을 일본어로 번안하면서 그의 소설쓰기가 시작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저도 번안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저번시간에 이어 우리에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영어 원제 "Fifty Shades of Grey")를 번역해 보겠습니다. 

(*작가인 E.L. James는 2016년 포브스가 조사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작가 9위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Okay, I'm going. Get back to bed. I made you some soup to heat up later." I stare at her fondly. Only for you, Kate, would I do this.

"I will. Good luck. And thanks Ana - as usual, you're my lifesaver."

Gathering my satchel, I smile wryly at her, then head out the door to the car. I cannot believe I have let Kate talk me into this. But then Kate can talk anyone into anything.

She'll make an exceptional journalist. She's articulate, strong, persuasive, argumentative, beautiful - and she's my dearest, dearest friend.

 

--

"오케이, 지금 출발할게. 어여 침대에 가서 쉬어. 수프 만든 게 있는데 나중에 데워줄게." 나는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너만을 위해서라고, 케이트.

 

"그럴게. 고마워 아나, 항상. 넌 내 생명의 은인이야."

 

난 가방을집어들고, 그녀에게 미소를 보이고는 집을 나와 차로 향했다. 케이트가 나를 설득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물론 케이트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었다. 

 

그녀는 유명한 저널리스트가 될 게 분명했다. 그녀는 논리정연하고, 강하고, 설득력이 있고, 논쟁을 좋아하고, 게다가 미모 또한 출중하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이다.  

 

>>> 역시 뜻을 알지도 해석이 안 되는 부분들이 있다. would I do this는 정확히 어떤 말일까?

>>> 아예 무슨 뜻인지 잡히지 않는 단어들도 있다. I smile wryly at her는 wry는 영영사전을 찾아보면 funny and clever라는 뜻이다. 도대체 어떤 표정일까?

>>> I cannot believe I have let Kate talk me into this. 이 부분은 직역하자면 케이트가 나를 설득해서 이 짓을 하도록 내버려 둔 것을 믿을 수 없다, 인데, 저자가 의도했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The roads are clear as I set off from Vancouver, WA toward Portland and the I-5. It's early, and I don't have to be in Seattle until two this afternoon. Fortunately, Kate's lent me her sporty Mercedes CLK. I'm not sure Wanda, my old VW Beetle, would make the journey in time. Oh, the Merc is a fun drive, and the miles slip away as I floor the pedal to the metal.

My destination is the headquarters of Mr. Grey's global enterprise. It's a huge twenty-story office building, all curved glass and steel, an architect's utilitarian fantasy, with Grey House written discreetly in steel over the glass front doors. It's a quarter to two when I arrive, greatly relieved that I'm not late as I walk into the enormous - and frankly intimidating - glass, steel, and white sandstone lobby.

 

-- 밴쿠버를 출발해서 WA, 포틀랜트, I-5까지 길은 막히지 않고 한산했다. 일찍이었고, 오늘 오후 2시까지 시애틀에 있을 필요는 없었다. 케이트가 스포티 메르세데스 CLK를 빌려줬다. 음, 낡은 내 애마 VW 비틀을 끌고 왔다면 제 때 도착했을련지 모르겠다. 오, 역시 메르세데스는 승차감이 끝내준다. 미끄러지듯이 길 위를 훑는다.

 

내가 가야할 곳은 미스터 그레이의 글로벌 회사 본사 사옥이다. 어마어마한 20층짜리 사무실 건물은 휘어진 유리와 금속으로 둘러싸여 - 효율성을 극도로 추구하는 건축가의 야망이 엿보인다 - 있다. 정문은 유리 위에 선명한 금속으로 그레이 하우스라고 새겨져 있다. 1시 45분. 다행히 늦지 않았다. 유리, 금속, 사암석으로 꾸며진 - 솔직히 당혹스러울 정도로 - 어마어마한 로비에 나는 발을 내딛었다.

 

>>> 역시 해석이 아예 안 되는 문장이 있다.  and I don't have to be in Seattle until two this afternoon이라는 문장이다. 정확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미국 지리를 잘 모르기도 해서 문맥으로도 감이 잘 오지 않는다. 

>>> 사전에서 뜻을 명확하게 위해 찾아봤던 단어들은 utilitarian, discreetly,  intimidating와 같은 단어였다. 역시 액티브하게 사용해 본 적이 거의 없던 단어들이라 친숙해지는데 -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데까지 -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