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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적 리뷰

Into the Book (책속으로) - "GRIT(그릿)" #1

by 북노마드 201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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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에 상관없이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굳건한 결의를 보였고 이는 두 가지 특성으로 나타났다. 첫째, 그들은 대단히 회복력이 강하고 근면했다. 둘째,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결단력이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갈 방향도 알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였다. 한마디로 그들에게는 그릿(GRIT)이 있었다. (Grit은 사전적으로 투지, 끈기, 불굴의 의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래서 저자가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라는 그릿의 뜻을 한국어의 한 단어로 명확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에서는 그릿이라는 단어를 그래도 쓰되, 문맥에 따라 투지와 의지 등으로 번역했다. - 편집자)                 - Into the "GRIT"   p.29

# 존버라는 말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존나 버티기의 준말이다. 그 어원(?)은 특정 게임의 존나 버로우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첫번째 뜻으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릿을 처음 집어들고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았을 때, 나는 갑자기 "존버 정신"이 떠올랐다. 나는 지금 직장이 첫번째 직장이다. 13년째 말그대로 존버하고 있다. 그릿의 뜻을 자칫 잘못 해석하면, 나는 왜 한곳에서 존버하고 있는데, 성공하지 못했을까? 라는 우스꽝스런 생각을 할 수가 있겠다 싶었다. 사실 나는 그릿을 떠나서 존버의 뜻도 다시 해석해 보고 싶다.

마지못해, 오갈곳이 없이, 남아있는 것은 존버가 아니다. 그것은 버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말그대로 그냥 있는 것이다.

무튼 Grit의 사전적 의미다.

첫번째 뜻은 모래다.. 돌가루.. 이거라는 말인데...

먼지 같은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이겨내서 버티라는 말일까? 잡초의 투지? 혼자 쓸데없는 공상을 해 본다.

- 군대, 교육, 비즈니스에서의 성공을 예측해주는 요인에는 그릿 외에 무엇이 있을까? 영업에서는 사전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업 경험이 없는 사원들은 경험이 있는 사원들보다 일을 계속할 가능성이 낮았다. 시카고 공립학교에서는 격려해주는 교사가 학생들의 졸업 가능성을 높여주는 변인이었다. 그린베레(*미국의 육군 특수부대)에 지원한 군인에게는 훈련이 시작되는 시점의 기초 체력이 가장 중요했다.       - Into the "GRIT" p.34~35

# "영업에서는 사전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영업직을 처음 수행하는 신입사원에게 선배사원들의 노하우(Best Practice)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롤 플레이를 통해 실전과 유사한 연습을 가지도록 하고(특히 협상스킬 같은 경우는 많은 반복을 통해 숙달할 수 있도록), 영업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잘 묘사한 에세이나 자서전류를 읽어보도록 해서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볼 수 있도록 유도하면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 적어도 그들이 존버하는데는 일조할 수도.

# 격려해주는 교사가 >> "넌 똑똑한 아이야"라고 얘기해 주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일반 조직이라면, 신입사원들이 실수를 하더라도 용인해 주고, 조금이라도 잘하는 부분이 있다면 칭찬해주고, 즉 장점을 강화도록 복돋아주고, 코칭해주는 것이 (커나가는 학생과 같은 신입사원에게는) 더 효과적인 리더쉽일 것 같다.

# 훈련이 시작되는 시점의 기초 체력이 >> 어제는 무척이나 힘든 하루였다. 자격증 시험을 봤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종일 시험장에 있었다. 새장에 갇힌 새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 24개월이라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군대생활이 떠올랐다. 부대 밖을 바라보면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사람들. 왜 나는 여기에 묶여 있는 것일까. 시험장 밖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목소리. 왜 나는 여기에 갇혀 있는 것일가.

불현듯 입사초기에 응시했던 토익시험이 떠올랐다. LC를 폭망한 나는 RC를 풀다가 뛰쳐나가고 싶었다. 굳이 이 시험을 안 봐도 나는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굳이 왜 내가 나를 혹사시킬까? 

원래 이 시험은 보통은 1년이 넘게 준비하는 시험이다. 근데 나는 5일 공부했다. 원래 계획은 6개년 기출문제를 5회독 하고 응시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계획에 차질이 생겨 3개년치만 단 1회독 하고 갔다. 문제를 풀다가 헛웃음이 나올 뻔 했다. 정말 일도 모르는 문제들이 수두룩했다. 게다가 새벽 일찍 일어난 탓인지 우습게도 시험 도중에 졸음이 마구 쏟아졌다. 시험 감독 아저씨가 무척이나 웃었을게다. 얼마간 헤드뱅을 쳐대다가 겨우 일어나서 찍기 시작했다. 내 자신의 상식을 믿고. 찍고 나서 답안지를 마킹하다보니 오지선다형인데 4번이 너무 많았다. 1번, 2번, 3번을 보다가 4번을 딱 보고는 이게 답이네, 5번까지는 읽기 싫고, 다시 1,2,3번을 거슬러 읽기도 싫고. 얍삽한 나의 모습이 보였다. 다시 읽어봐도 어차피 바뀔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적당히 번호를 바꿨다.

아... 맨땅에 헤딩한다는게 이런 말이구나. 

내 자신의 지식에 대한 자괴감마저 들었다. 오전시험부터 그랬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오후까지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작년에 우연찮게 잡지에서 요새는 경험을 소비하는 시대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여행이라는 경험을 소비하고, 음식이라는 경험을 소비하고, 소비한 경험을 다시 인스타 등 각종 SNS를 통해 또 소비하는... 나는 또다른 의미에서 경험을 소비하길 즐긴다. 오늘과 같은 자격증 시험이다. 취미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보는 편이다. 억지로라도 공부하게끔 스스로를 유도하는 것도 있지만, 공부를 안하고 오면, 자극을 받아서 시험이 끝나고 나서 미친듯이 공부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날만은. 그런데 오늘은 너무 공부를 안해서, 이건 소비를 넘어서, 도전? 도전도 아니다, 미친 짓? 너무나 허탈해서 사실 적당한 단어도 못 찾겠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선택한 상황이니 끝까지 시험을 보기로 결심했다.

역시나 그 결심은 헤드뱅으로 이어졌다. 다 찍고 나서도 1시간이 남았다. 화장실도 못 간다. 시험 끝을 알리는 타종이 울릴 때까지 꿈쩍없이 갇혀 있어야 했다. 나는 엎드려 잠을 청했다. 한참을 잤을까. 누군가 나를 깨웠다. 시험 감독 아저씨였다. '끝?' 이라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니,

"다 했어요?"

인자한 표정으로 나에게 나지막히 묻는다. 아... 네,,, 라고 창피한 대답을 한다.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엄청난 전문가로 나를 봤을까? 아니면 내가 인식한 나로 봤을까?

유난히 추웠던 어제, 시험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더욱 쌀쌀하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렀다. 실은 자격증 시험을 보겠다고 했을 때 여러 책 중에서 고민했었다. 확실한 것은 시험을 한 번 보고나니 내년에는 어떤 책을 사야할지에 대한 감은 뚜렷해진 것 같다. 오늘 배운 것은 딱 그거 하나였던 듯 싶다.

그리고 GRIT을 봤다. 기초체력도 없이 부딪힌 맨땅에 내 이마는 까여 쓰라리고 쓰라린 하루였다.

나는 오늘 투지(GRIT)를 발휘한 것일까? 아니면 객기를 부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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