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는 모습, 땀을 흘리는 모습, 전력투구하는 모습은 감동을 줍니다.
소매를 걷고 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매력적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저도 자주 소매를 걷는데요. 효과가 없더군요. 사실 여기서 핵심은 열심히 일한다에 있습니다. 자기 일에 매진하는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법입니다.
어릴 적에 이성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 이 책을 즐겨 읽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외모의 매력이 압도적입니다.(*주위를 둘러보면 훈남훈녀가 많이 목격되죠). 근데 때로는 전혀 외모적으로 매력이 없는 친구들이 훈남, 훈녀와 함께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물론 사람들은 집에 돈이 많다라고 손가락질 하지만요) 사실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외모야 그렇다고 쳐도 어떤 매력일까, 하는 호기심에서 이 책을 탐독하게 되었습니다. 책에는 많은 방법론이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유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보면, 책의 내용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겁니다.
책을 보면 매력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것처럼 나오지만(*사실 이 책을 읽은지 십년이 훌쩍 넘어서 세세한 내용은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어렴풋한 기억과 당시의 제 인상을 떠올려본다면), 매력은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매력은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겁니다. 책에서는 온갖 기술, 예를 들면 거리두기, 미끼, 공포조장 등의 방법론을 제시하지만, 그것은 (요새 세상에 민감할 수 있는 표현이지만) 화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안의 본질, 인격이 바뀌지 않고서는 아무리 요란한 테크닉을 구사한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걸 깨달고 나서는 저런 책들은 안 보게 되었습니다.
반은 맞았다는 말은 바로 좀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매력적이다"라는 진실입니다. 이걸 굳이 책으로 돌아간다면, "분위기 연출"이라는 방법일텐데,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열심히 하는 척만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진실로 몰입(flow)할 때 상대의 눈에는 그가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은 사실 이미 자신 안에 매력이 가득 차 있는데, 밖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눌하다고 할까요? 그런 사람들이 내 안에 있는 것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스킬로 읽어낼 때, 진실로 유용한 책일 겁니다.
그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게 이번주입니다. 외모도 평범하고 이야기하는 품세도 어눌한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일을 시켜야 하는데, 약간은 의구심이 들더군요. 이 친구가 잘 할 수가 있을까, 라는. 근데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너무 열심히 하더군요. 이마가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열심히 해서 솔직한 심정으로 저는 감.동.이라는 것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것도 그 친구의 고도화된 유혹의 기술(ex. 기습)에 제가 당한 거라고 하면 저는 기꺼이 넘어가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친구의 진실한 내면을 봤다고 믿습니다.
뻔한 말이지만, 성웅 이순신 장군이 "필사즉생 필생즉사 [必死則生 必生則死]" 라는 말을 했습니다. 일종의 반어법이지만,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진실을 여러분은 알 것입니다. 저는 대중을, 이성을 유혹하고 싶어서 이런 책을 읽는 여러분을 절대 힐난하지 않습니다. 사실 인간관계도 어떻게 보면 유혹의 연속일지 모릅니다. 리더십으로 고민하고 있는 많은 리더들도, 어떻게 하면 상사의 인정을 받을까 고민하는 많은 팔로워들도 실은 유혹을 고민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유혹하고자 하는 자는 유혹할 수 없고, 유혹하지 않겠다는 자는 유혹할 수 있다.
유자즉유없, 유없자즉유... 한자가 약해서 이 정도로 끝을 맺을까 합니다. 제가 약간은 디스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은 읽어볼만큼 유혹적인 책이기는 합니다. 다만 그 전에 여러분의 내면을 더 아름답게 가꾸라는 조언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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