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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먹히는 글쓰기 비방! (쉿!)/위대한 작가 작품 베껴쓰기

기욤 뮈소 따라 쓰기 : 사랑하기 때문에

by 북노마드 2021.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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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 스티븐 킹.

역시 혀를 내두르는 저의 최애 작가 기욤 뮈소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가져와 봤습니다.

아직 극 초반부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레 영상이 그려지는 그의 미디어적 화법은 정말 뛰어납니다. 그리고 벌써부터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연출.

대단하네요.

기욤 뮈소의 소설을 보면 항상 마약과 폭력에 찌든 불우한 가정 환경을 가졌던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당연히 주인공은 어릴 적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상황에 빠진 아이들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솔직히 도와주지 않아도 전혀 상관이 없는 아이들인데도 말입니다.

아픔이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고, 자신보다 더 아픈 사람들을 돌보면서 상대도, 그리고 자신도 점차 치유해 가는 모습.

이게 어쩌면 기욤 뮈소가 궁극적으로 그리고자 하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그 때문에 더욱 뮈소의 이야기 속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원문]
# 얼마나 허겁지겁 먹어대는지 에비의 입 주변에는 케첩 자국이 여기저기 묻었다. 에비가 냅킨으로 케첩 자국을 닦으려고 팔을 들어 올렸을 때였다. 커너는 소녀의 양쪽 손목에 붙은 반창고 자국을 발견했다. 에비의 팔뚝 안쪽에는 자해 흔적도 보였다.
소녀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말은 차라리 심할 정도로 완곡한 표현이었다. 외면적으로는 강하고 결의가 넘쳐보였지만 에비의 내면은 금방이라도 흐물흐물 녹아내릴 것처럼 지치고 힘든 상태임이 분명했다. 그와 마크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마크......
친구 생각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주 오래 전, 어린 나이였지만 두 사람은 서로 힘을 합해 살아가자고 약속했었다. 두 사람은 약속대로 온갖 험난한 행로를 극복하면 살아왔다. 라일라의 실종사건은 두 사람이 함께 세웠던 삶의 지표와 약속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 사랑하기 때문에 p.43 ~ 44

[내 식으로 다시 써 보기]
# 얼마나 게걸스럽게 먹어대는지 에비의 입 주변은 케첩으로 범벅이 되었다. 에비가 냅킨으로 케첩을 닦으려고 팔을 들어올렸다. 커너는 소녀의 손목에 붙은 반창고 자국을 보았다. 에비의 손목에는 선명하게 그은 상처들이 보였다. 자해 흔적이었다. 소녀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훌륭한 표현이었다. 겉으로는 강하고 똑 부러질 것처럼 보였지만 에비의 내면은 톡 손대기만 해도 금방 터져버릴 것처럼 몹시 불안한 상태로 보였다. 그와 마크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심연을 들여다 보는 능력이 있었다. 마크.....친구 생각에 그는 머리가 찌끈거렸다. 오래 전, 어린 나이였지만 그 둘은 서로 힘을 합쳐 잘 살아가자고 약속했다. 둘은 맹약대로 험한 인생행로를 헤쳐왔다. 라일라의 실종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에비라는 소녀를 처음 만났을 때 묘사하는 장면은 정말로 영화를 보는 듯 압도적입니다.

[원문]
# 눈이 내리고 있었지만 훔친 가방을 가슴에 꼭 끼고 달아나는 소녀의 긴 머리가 보였다. 발을 뻗을 때마다 눈 덮인 길 위로 나자빠질 뻔 했지만 그는 안간힘을 다해 소녀를 뒤쫓아 뛰었다. 앞서가나는 소녀와의 거리가 불과 20미터 이내로 좁혀졌을 때였다. 소녀가 별안간 차도로 뛰어들었다. 소녀는 아슬아슬한 곡예를 펼치며 차도를 건너고 있었다.
나쁜 계집애!
대단히 위험한 일이었지만 그 역시 차도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가방에 들어있는 서류는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다. - 사랑하기 때문에 p.37~38

자, 이건 제 식으로 다시 써 보기 보다는, 오늘 있었던 일 중 하나를 이런 식으로 영상이 그려질 듯 써볼까 합니다.

# 나는 여느 때와 같이 글을 쓰고 있었다. 내 왼편으로는 무선충전기 위에 스마트폰이 놓여 있었다. 나는 글을 쓰는 와중에 흘깃흘깃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버릇이 있다. 톡이 오지 않았나, 블로그에, 유튜브에 댓글이 달리지 않았나, 인스타에 좋아요가 눌러지지 않았나 확인하기 위해 시시때때로 까만 액정을 쳐다본다. 갑자기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울린다. 뭐야. 이 시간에. 저녁 8시 55분. 밤, 슬픔, 그리고 알코올, 떼놓을 수 없는 이 삼각편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10시에 잠자리에 들기 시작한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이 늦은 시간에. 그리고 휴일에 누구야? 괜시리 심기가 불편했다. 일전에 1일 알바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업체 사장님은 수시로 나한테 톡을 주었다.
내일 혹시 알바 가능하세요?
가장 늦게 톡을 받은 시간이 저녁 9시 30분이었다. 실은 나는 정규직이었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연차 휴가를 쓴 날 비정규직인 척 알바를 했다. 나를 비정규직으로 알고 계시는 사장님이 챙겨주는 것이니 욕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감사해야 마당하다.
그때 분명이 몇 개월짜리 일자리 구해서 안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라는 생각으로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무 생각 없이 화장실을 다녀와서 부재중 통화가 걸려온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어디서 많이 본 번호인데?
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설마, 설마, 설마. 나는 걷잡을 수 없이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설마, 설마, 설마.

자! 뮈소의 소설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저도, 당신도 뮈소처럼 쓸 수 있습니다.

전세계 베스트셀러를 쓰는 그날까지, 저와 함께 하시지요^^

그럼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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