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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먹히는 글쓰기 비방! (쉿!)/기욤 뮈소 소설 판박이 모사하기

[기욤 뮈소 소설 판박이 모사하기] 천사의 부름 #4 (feat. 묘사의 힘)

by 북노마드 2021.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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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17권의 소설을 모두 읽었습니다. 개중에 가장 감동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소설은 바로 "천사의 부름"입니다. 반전도 기가 막혔고, 재미가 기가 막혔습니다.  

오늘부터는 천사의 부름 1권을 통째로 모사하고, 분석하고(플롯구조), 제 나름 방식대로 써 보는 연습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모방'이 창작의 첫걸음입니다.   

* 모사 1편, 2편, 3편 먼저 보고 오겠습니다^^

 

 

[기욤 뮈소 소설 판박이 모사하기] 천사의 부름 #1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 - 빅토르 위고 기욤 뮈소의 "천사의 부름"에 나온 글입니다. 기욤 뮈소의 17권의 소설을 모두 읽었습니다. 개중에 가장 감동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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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소설 판박이 모사하기] 천사의 부름 #2

기욤 뮈소의 17권의 소설을 모두 읽었습니다. 개중에 가장 감동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소설은 바로 "천사의 부름"입니다. 반전도 기가 막혔고, 재미가 기가 막혔습니다. 오늘부터는 천사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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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소설 판박이 모사하기] 천사의 부름 #3

기욤 뮈소의 17권의 소설을 모두 읽었습니다. 개중에 가장 감동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소설은 바로 "천사의 부름"입니다. 반전도 기가 막혔고, 재미가 기가 막혔습니다. 오늘부터는 천사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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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원문]

 

"그걸 마냥 나쁘다고 할 수도 없잖아. 나에게는 우직하고, 미덥고, 충실한 사람이 필요해. 우리 주변을 한 번 돌아봐. 어디에나 불안하고, 위태위태하고, 아슬아슬한 것뿐이잖아. 난 불안정한 결혼생활을 하고 싶지 않아. 저녁에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편안하고 안정된 기분으로 휴식을 취하고 싶어. 그렇게 편안한 집이 매일이다시피 날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살고 싶어. 내 맘 이해하겠니?"

 

"흠......"

 

"지금은 '흠'이라는 소리가 어울리는 때가 아니거든. 그러니까 넌 들러리 설 때 입을 드레스나 부지런히 고르러 다녀라!"

 

"흠."

 

줄리앤의 입에서 똑같은 소리가 한 번 더 흘러나왔다. 이번에는 회의가 아닌 감동의 표현이었다.


[내식으로 다시 쓰기]

 

"근데 그걸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것 같애. 지금 난 믿음직스럽고, 성실한 사람이 필요해. 주변을 한 번 봐봐. 불안하고, 아슬아슬하고 그런 것들 천지잖아. 비단 사람이 아니더라도, 모든 것들이. 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싶어.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마음이 안정되는 그런 집 말야. 그런 가정을 갖고 싶다는 게 지금 내 심정이야. 내 말 이해가 돼?"

 

"흠......"

 

"'흠'은 또 뭐니. 너 들러리 설 때 입을 드레스나 빨리 골라라!"

 

"흠."

 

줄리앤이 또 한번 같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금 전에는 한숨이 섞였다면, 이번에는 한껏 들뜬 숨이었다.

 

 

>>> 오늘 "묘사의 힘"이라는 책을 봤습니다. 소설작법서인데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소설은 '말하기'가 아니라 '보여주기'로 써야 한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출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9290084

 그녀는 너무 슬퍼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문제 : 슬프다, 라고 직접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그와의 아름다운 2년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졌다. (해결 : 슬프다, 라고 말하지 않고, 그녀의 마음 속에, 그리고 외면에 나타난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기욤 뮈소가 맨 끝에 쓴 "이번에는 회의가 아닌 감동의 표현이었다"라는 표현은 그다지 좋지 않은 표현일 수 있습니다. 솔직히 별다른 설명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 연습하는 셈 치고 - "조금 전에는 한숨이 섞였다면, 이번에는 한껏 들뜬 숨이었다"라는 표현으로 굳이 고쳐 봤습니다.


[원문] 

 

매들린은 손목에 찬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뒤로 보이는 활주로에서 희끔한 비행기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서 이륙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그만 끊어야겠다. 비행기 이륙시간이 다섯 시 삼십 분인데 아직 신랑을 못 만났어."

 

"신랑이라니? 말은 똑바로 해라. 아직은 신랑 아니다."

 

줄리앤이 표현을 고쳐주며 키득키득 웃었다.

 

"언제 런던에 한 번 놀러와. 말 나온 김에 이번 주말은 어떠니?"

 

"나도 꼭 가고 싶지만 여건이 안 돼. 루아시공항에 아침 일찍 내리면 집에 들러 간단히 샤워만 하고 가게에 나가 문을 열어야 하니까."


[내식으로 다시 쓰기]

 

매들린은 손목을 내려다 보았다. 4시 50분.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전화 끊어야 돼. 다섯 시 삼십 분 출발인데 아직 남편이 안 왔어."

 

"야! 남편? 말 똑바로 하고 살자. 아직 남편 아니다."

 

줄리앤이 친구의 말을 바로 잡으며 웃었다.

 

"런던에 한 번 놀러와. 질질 끌지 말고 이번 주말 어때?"

 

"아, 나도 정말 가고 싶은데 시간이 안 될 것 같애. 집에 도착하면 간단히 샤워만 하고 가게에 나가야 할 것 같애."

 

 

>>> 솔직히 "희끔하다"라는 표현은 처음 봤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이런 뜻입니다.

  • 조금 희고 깨끗하다.
  • 날이 밝아 오자 삼각주의 모래사장도 희끔하게 드러났다.

희고 깔끔하다의 줄임말로 외워두면 쉬이 기억이 날 것 같습니다. 

 

의도적으로 "뒤로 보이는 활주로에서 희끔한 비행기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서 이륙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를 표현을 삭제해 봤습니다. 이런 게 "묘사의 힘"에서 말하는 "보여주기"의 전형적인 방식일 것입니다. 

 

공항이었다. 

공항에 많은 비행기들이 있었다. 

 

라는 표현보다는(*특히 '있었다'라는 표현은 - 영어로는 there is/are 에 해당하는 - 최악이라고 합니다) 

 

공항 활주로에 희끔한 비행기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서 햇빛에 받아 반짝였다. 

 

이런 표현이 낫다고 합니다. 

 

아예 활용을 하면 좋습니다. 활용이라고 하면 주인공의 동작 속에 상황/상태/사물 묘사를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새로 받은 노트북은 A4 용지보다 조금 더 커서 둔탁해 보였지만 생김새와 달리 가벼웠다.

 

이런 문장을 

 

새로 받은 노트북은 무거워 보였지만 위아래로 흔들어보니 생각보다 가벼워 구겨졌던 인상이 펴졌다.

 

이렇게 고칩니다. 인물이 노트북을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과 그래서 인상이 펴지는 변화가 보여서 "말하기"에서 "보여주기"식으로 문장이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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