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소의 17권의 소설을 모두 읽었습니다. 개중에 가장 감동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소설은 바로 "천사의 부름"입니다. 반전도 기가 막혔고, 재미가 기가 막혔습니다.
오늘부터는 천사의 부름 1권을 통째로 모사하고, 분석하고(플롯구조), 제 나름 방식대로 써 보는 연습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모방'이 창작의 첫걸음입니다.
* 모사 1편, 2편 보고 오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원문]
연말연시를 맞은 공항터미널은 분주히 오가는 수천 명의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가족을 만나러 가는 사람들, 잿빛 뉴욕을 벗어나 지구 반대편의 화사하고 따스한 휴양지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
"아참, 너 아직 라파엘의 청혼을 받아들였다는 얘기는 안 했잖아?"
줄리앤이 궁금해 못 견디겠다는 듯 말했다.
"그걸 말이라고 하니? 당연히 예스지."
"애간장도 안태우고 곧바로 예스야?"
[내 식으로 다시 쓰기]
연말연시를 맞은 공항은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이라도 한 듯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가족과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가지러 가는 사람들, 메마른 뉴욕 시티를 벗어나 화려하고 따스한 휴양지를 찾는 사람들.
"아참, 너 아직 그 남자 청혼을 승낙 안 하지 않았어?"
줄리앤이 궁금증 어린 기색으로 물었다.
"당연히 승낙하냐? 고민할 것도 없는데!"
"밀당 같은 거 없어?"
>>>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 강렬한 인상을 받고, "해변의 카프카"를 쓰기 전에 집필한 "스푸트니크의 연인"을 보고 있습니다. 하루키는 본인의 글쓰기 비법 중에 하나를 비유를 많이 쓰는 것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식상한 표현보다는 비유적 표현이 독자들의 졸린 뇌를 깨우는 큰 무기라는 의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그다지 느끼지 못했지만 - 더 성숙한 문체를 추구한 탓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 스푸트니크의 연인이라는 소설에서는 상당히 많은 문장에 비유가 서려 있습니다. 느낌 상으로는 세 문장마다 하나씩 들어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저 또한 첫문장에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이라도 한 듯"이라는 비유를 사용해 봤는데 어째 안 쓰느니 못한 것 같습니다.
[원문]
"애간장을 왜 태워? 낼 모레면 내 나이 서른넷이야. 이 정도면 먹을 만큼 먹은 나이 아니니? 게다가 난 라파엘을 사랑하지. 우린 연애를 시작한 지 이 년이 지났고, 요즘은 둘 다 아이를 갖기 위해 애쓰고 있어. 몇 주 뒤에는 함께 고른 보금자리로 이사도 하게 될 거야. 나, 태어나서 이렇게 안정되고 행복한 느낌은 처음이야."
"너, 옆에 있는 라파엘 들으라고 일부러 하는 소리지, 그렇지?"
"얘는? 아니야!"
"라파엘은 짐을 부치러 갔거든. 요즘 내 기분이 솔직히 그래."
매들린이 신문가판대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신문들의 헤드라인만 읽어도 미래를 저당 잡힌 채 표류하는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경제 위기, 실업, 정치권 스캔들, 고조되는 사회적 갈등, 환경 재앙.......
"라파엘과 결혼하면 네 인생이 너무 예정된 수순을 밟는 건 아닌지 걱정되지 않아?"
줄리앤이 핵심을 찔렀다.
[내 식으로 다시 쓰기]
"밀당을 왜 해? 이제 나도 서른넷이야. 끔찍해. 이제 나도 꽉 찼지 않니? 무엇보다 난 라파엘을 사랑해. 연애기간도 이년이 넘었고, 요즘은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또 몇 주 뒤에는 함께 고른 집으로 이사도 할 거야. 태어나서 요즘처럼 안정되고 행복한 느낌은 처음이야."
"야! 너 옆에 그 남자 있지?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소리지?"
"야! 내가 무슨! 그런 거 아니거든!"
"라파엘 지금 짐 부치러 갔어. 솔직한 내 감정이야. 요새. 솔직히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기도 해. 불안하기까지 한다니깐."
매들린이 신문가판대 앞에서 (갑자기/급히) 멈춰 섰다. 헤드라인만으로도 불안한 미래를 살아하는 현 세대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히 보였다. 경제 위기, 실업, 정치 스캔들, 빈부 격차, 지구 온난화......
"근데 -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 그 남자와 이대로 결혼하면 니 인생이 어쩐지 너무 공식대로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줄리앤이 우려했던 불안감을 제대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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