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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적 리뷰

내 소설, 내 노래, 내 상품은 왜 대박이 나지 않을까? (feat.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by 북노마드 2019.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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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읽는데 딱 2주 걸렸다. 사실 4분의 3까지는 열심히 치고 나갔다가, 최근에 책읽기보다 다른 일들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다보니 오늘에서야 그 대단원의 막을 스스로 내렸다.

영어 원제가 "The Creative Curve"인데, 한국어판 표제가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이며, 책 띠에도 "돈 안 되는 트렌드는 버려라"라고 명시되어 있어서 한국적 마케팅에 조금의 거부감은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찾아보니, 영어원서의 부제가 "How to develop the right idea at the right time"인데, 정말 책의 핵심이 쏙 들어와 있다)

그저 그런 창의성에 대한 책이거늘 하고 읽었는데, 저자인 앨런 가넷(Allen Gannett) 자체가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소설, 영화, 히트곡 작곡가, 인기 유튜버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인터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창의성의 성공 패턴이라는게 흥미롭게 읽힌다.  (*저자는 마케팅 분석회사 트랙메이번(TrackMaven)의 설립자이자 CEO이다)

스스로 자신의 왼쪽 귀를 자르고 평생을 불행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한 빈센트 반 고흐. 그는 생후에 지금 우리가 아는 것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다. 반면에 파블로 피카소는 살아생전에 엄청난 부와 인기를 누린다.

책은 고흐의 창의성이 아니라, 피카소의 창의성에 집중한다. (원서 부제에서 언급하듯이) 어떻게 하면 적시(the right time)에 적확한 아이디어(the right idea)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를 위해 책 원제처럼 독특한 개념을 만들어낸다. 크리에이티브 커브다.

 

 

X축은 친숙성(*(반드시 비례한다고는 보지 못하지만) 시간의 흐름으로 봐도 무방하다)이고, Y축은 (대중의) 선호도이다. 저자는 성공한 창작물은 그것이 상업제품이든, 예술작품이든간에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 든다고 언급한다.

"아직까지 크리에이티브 커브에서 '스위트 스폿'을 찾아내느느 방법에 대해 설명한 사람은 없다. 스위트 스폿이란, 선호도와 친숙성, 안전함과 놀라움, 유사성과 차이점이 최적의 긴장을 유지하는 지점을 말한다. 나는 인터뷰와 연구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창작가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바로 이 스위트 스폿을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해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38

왜 그렇지 않는가? JYP의 대박신예 ITZY의 'ICY'라는 노래가 아무리 좋은들 이제 아무도 듣지 않지 않는가? 발매일이 2019년 7월 29일이었다. 이제 겨우 두달이다. 물론 작금의 소비속도가 너무 빠른 것은 인정한다. (*개인적으로 '달라달라'보다 안 좋았지만)

작금에 직장인 부업 파동(?)을 일으킨 유튜버 신사임당에 나도 홀려서 미친듯이 본 적이 있다. 근데 이제 안 본다. 그렇다. 질렀기 때문이다. 커브상의 클리쉐이(진부함)의 단계에 이미 돌입한 것이다.

우리가 창의력이라하면 뭔가 별종이고 색다르고, 독특한 것을 떠올리는데, 사실 성공하기 위해서는(=대중에 영합하기 위해서는) 좀전에 말한 친숙함과 색다름의 절묘한 지점, 즉 스위트 스폿의 아이디어를 절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책에서는 초반부에 친숙함과 색다름에 대한 여러 심리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피실험자에게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낯선 사진을 보여주면 두뇌는 어떻게 반응할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이건 인간이 수백만 년을 걸쳐 낯선 동물, 사물에 대해 본능적으로 회피하도록 진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두뇌의 "회피 기능"이 활성화된다. 노출 횟수를 늘리면, "회피 기능"은 크게 줄어들고, 친숙함을 느낀다고 한다. 즉, "접근 기능"(* 책에서는 회피 반사 기능, 접근 반사 기능이라고 표현하지만 어려워서 각색했다)이 활성화된다. 놀라운 것은 노출 횟수를 늘려도 "접근 기능"은 일정하다는 것이다. 그건 상식적으로 알 것이다. 안 그러면 누구나 쉽게 연애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단순히 매일 보면 사랑에 빠질 테니까.

책에서는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더 소개한다. 페이스북과 캠퍼스네트워크회사의 일화다. 거의 동시에 미국의 다른 지역세어 유사한 SNS 서비스가 나왔고, 외려 대학 내에서는 캠퍼스네트워크가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을 벗어나 일반 대중에게는 아시다시피 페이스북이 먹혔다. 캠퍼스네트워크는 초기버전에서 이미 사진공유와 회원들이 친구들의 프로필에 코멘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반해 페이스북은 그저 친구를 추가하고 짝을 찾는게 전부였다고 한다.

대중은 너무 색다르면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너무 많은 서비스는 대중에게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초기의 카톡을 상상해 보라. 단순하게 채팅하고, 이모티콘을 보내는게 고작이지 않았는가? 만약 초기의 카톡이 지금과 같이 카카오페이, 오픈채팅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완벽하게 구축하고 나왔다면, 제 2의 캠퍼스네트워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개념일테지만,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거야? 라는 질문에 앨런 가넷은 4가지 비밀을 공개한다.

소비, 모방, 창의적 공동체, 반복.

첫번째 소비. 경험하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영감이라고 하면 가장 유명한 일화가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일 것이다. 왕관에서 황금의 밀도를 측정하라는 특명을 받은 아르키메데스는 골머리를 앓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다 우연히 목욕을 하다가 번뜩 떠올린 것이다. 우리가 육감, 영감, 직관이라고 부르는 이 번뜩임은 사실은 오랜 동안의 경험이 누적된 것이라는 말이다.

대학시절, 그 유명한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본 적이 있다. 본인의 글쓰기 이력을 얘기하고, 연장통이라고 해서 어휘의 중요성과 간결체의 중요성을 언급하다. 책 중간 쯤에 이렇게 말한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p.176

여기까지 읽고 나는 책을 덮었다. 무슨 **리야. 나도 이런 말은 하겠다 싶었다.

나는 직업상 말을 많이 한다. 꽤나 잘하고 있다고는 스스로 생각하지만, 왜 그런 날 있지 않는가? 정말 잘 하고 있나 라는 자괴감의 드는 시기. 작년 요맘때였던 것 같다. 서점에 가서 모처럼 화술, 화법에 관련 책들을 살피다가 요녀석이 눈에 띄었다.

"프레젠테이션의 신"

 

 

제목 쥑이지 않는가. 당근 홀리듯이 책에 빠져들었다. 본인의 화려한 이력을 소개하다가, 책 중간에 드디어 비법을 공개한다.

"결국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방법은 많이 해 보는 것이다. 짬이다."

바로 책을 덮었다. 무슨 **리야. 나도 이런 말은 하겠다 싶었다.

그런데 사실 창의성의 첫번째 비결은 그 짬밥인 것이다.

책에서는 미국 최고 인기 유튜버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 전에 저는 시청자였습니다." 프란타는 그렇게 설명했다. "수많은 유튜버를 봤죠. 내가 직접 유튜버가 되기 전부터 저는 그들을 연구하고 이해했습니다."  (중략) 또한 프란타는 색다름이 그의 성공에서 엄청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청중을 이해하고 그들이 어떤 유형의 동영상에 관심을 두는지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렇다. 그는 다시 한번 비틀어 색다른 동영상을 내놓아야 했다."     p.174

수많은 경험의 소비를 통해 지금 시장에는 어떤 유튜브가 나와있고, 어떤게 대세이고, 그리고 나는 어떻게 차별화(=색다름)할 것인가를 연구했다는 말이다.

또 열여섯 살짜리 전문대생이었던 그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알바를 하는, 가계에 있는 영화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본다. 몇 달 뒤, 그는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맞춤형 영화를 추천하기 시작한다. 닥치는 대로 영화를 섭렵하면서 그는 친숙한 것, 좋은 것, 진부한 것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의 이름은 테드 사란도스이며, 지금 넷플릭스의 콘텐츠최고책임자이며, "기묘한 이야기"나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같은 히트작으로 이미 에미상을 40개 넘게 받았다고 한다.

대박난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의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는 나도 소설 한번 써봐야지 하는 사람들 있다. (*나도 개중 하나다) 그런데 소설 읽고 있는가? 굳이 스티븐 킹 다시 소환하지 않겠다.

여기까지 쓰겠다. 쓰다가 당 떨어졌다.

서두에 밝혔지만 저자 앨런 가넷(Allen Gannett)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성향으로 집대성한 어마어마한 사례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3가지 비법은 책에서 직접 확인했으면 한다. 

ps. 저는 지금 소설 읽으러 가봐야해서요. 즐거운 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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