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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약간 사회적입니다.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사회 이야기(*물론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니 에르노는 자신이 겪은 사실만 쓴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기존의 소설들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등등의
자전적 이야기가 주로 이뤘다면, 세월 역시 자전적 글쓰기인데
서술 방식이 '나'가 이닌 "그녀" "우리" 라고 3인칭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감상인 듯싶으면서도 사회 전체적인 시점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다큐를 보는 것 같다고 할까요?
소설 처음부터 흑백사진을 묘사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소설 전체가 큰 줄기의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니고, 연대기적 나열식의 구조를 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책 어디를 열어도 소설이 성립한다(?), 라고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트위터 글들을 모아놓은 느낌(?)이다,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녀가 취한 글쓰기 방식 때문에 그렇습니다.
학창시절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발목 양말을 학교에서는 신었나 봐요? 아마도요.
학교 밖을 나올 때는 양말을 벗는다고 합니다.. 스타킹을 신은 여자가 성인 여자라고 하면 그렇다고 스타킹을 신기는 싫어서 자신이 아직 풋내기(?) 여자아이인 걸 드러내기 싫어서 하는 행위를 나타내는 장면.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온갖 것들이 영원히 늙지 않을 것처럼 포장해서 자신 또한 영원히 젊을 거라고 생각하는 장면들이 그러집니다.
어릴 적에는 여자들은 성욕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사회에서 훈육받아서 남몰래.. 그걸(?) 하는 장면.(*여기서는 개방적이라고 생각되는 프랑스도 이랬어? 라고 의아한 생각이 들 정도로요?)
물론 그녀가 나이를 먹고 나서는 리모콘만 손에 쥐면 그런 걸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도 그려집니다.
누군가의 인생 전체의 앨범을 흑백사진부터 선명한 컬러사진까지 넘겨보는 느낌인데, 야릇하게 프랑스의 근대와 현대사를 훔쳐보는 기분이 듭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한국의 사회하고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고 할까요?
물론 소설의 이야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무겁지 않은 사회학 책을 보고 싶다는 개인적으로 강력하게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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