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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 리뷰

by 북노마드 202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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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 책, "상실의 시대"를 읽는 와중에.

 

저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상실의 시대가 아닌 상실의 시간을 겪었습니다. 덕분인지, 탓인지 책을 읽는 시간을 꽤나 상실해서 완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만.


1. 제목과 관련된 이야기들

 

지금으로서는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진 것 같지만, 한국에서는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초대박이 나서 상실의 시대라는 이름이 더 친숙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실의 시대, 라는 제목이 더 친숙하다면 여러분은 나이가 조금 있다고 볼 수 있겠죠?(웃음)

 

 

실은 한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 이 작품의 제목은 노르웨이의 숲이며 한국에선 1988년, '노르웨이의 숲'이란 원제목으로 출판을 했다가 폭망을 했다고 합니다.하지만 그 뒤에 문학사상사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바꿔 재출간했고, 작명 덕분인지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하게 됩니다.


2. 나와 상실의 시대

 

지인들 사이에서는 여러 번 밝힌 적이 있지만, 제가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처음 접한 것은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하루키의 소설들은 외설적인 표현들 - 특히나 직접적인 - 이 많이 등장해 하루키 문학의 깊이를 체험해보지 못한 일부 사람들은 변태아저씨 정도로 인식되기도 할 합니다. 아무튼 상실의 시대는 지금에 와서도 다소 야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어린 나이적에는 저에게 몰래 훔쳐보고 싶은 에로틱한 책일 뿐이었습니다. 물론 자칭 타칭 문학소녀라 불리던 제 누이가 가져 온 책이었습니다.

 

십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 다시 펼쳐보니 당시에 발췌독으로 읽은 제 자신이 안타까울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시간을 되돌려 그 당시 발췌독이 아니라, 정주행독(?)을 했을 확률은 높지 않겠지만요. 아무래도 상실이 아니라 채움을 한창 경험하고 있는 어린 시절에는 전혀 공감하지 못할 내용들이었을 것 같습니다. 로봇 만화에 열광하던 남자아이에게는 더더욱 하루키만의 덤덤한 일상 묘사가 무척이나 지루하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3. 하루키가 말하는 소설에서의 일상

 

방금 하루키만의 덤덤한 일상묘사라고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하루키의 작품을 읽으면서 진실로 놀라운 게 - 특히나 "상실의 시대"는 - 그가 묘사하는 일상의 힘입니다. 별다를 것도 없는 일상을 그가 묘사하면 무척이나 재미나고 또 독특해져 버립니다.

 

하루키가 그의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변변찮은 일상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위대한 소설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루키의 소설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는 그 말이 그냥 관찰력이 중요한 거구나,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진실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해변의 카프카나 스푸트니크의 연인 같은 경우에는 환상적인 세계의 설정이 깃들어져 있으나, 상실의 시대의 경우에는 - 실은 주인공 각자의 설정이 이미 환상적인 세계가 설정되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지만 -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현실을 벗어난 세계를 설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진실로 그저 일반적인 남자와 일반적인 여자가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지하철에서 우연히 알고 지낸 남녀가 만나고, 같이 걷고 이야기하고, 밥을 먹습니다.

 

대학교 강의실에서 같이 수업을 듣는 남녀가 만나서 같이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물론 그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 일반적이라고 표현하는 게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우리의 현실을 제각각 들여다보면 - 겉으로 평탄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 저마다의 사정으로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을 맛보고 있던 저로서는 더더욱 "상실의 시대"에 감정이입하여 깊이 빨려 든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독특하게 빚어내는 자신만의 배합술을 가진 작가, 하루키.

 

1987년에 처음 세상에 나온 소설. 그리고 무려 34년의 세월이 흐린 다음에 - 수없이 많은 평론가들에 의해 재단되었고, 그리고 수많은 일반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어떤 이에게는 인생의 소설로 기억되기도 하고, 급기야 세계문학전집(민음사)에 편입될 정도로 세월의 흔적을 깊이 배어 문 소설.

 

유유정 번역가의 손에서 34년 전에 번역되었지만, 어느 한 문장 하나 고색창연하지 않고 - 마치 조선시대 사극을 보는 듯 어색할 줄만 알았는데 - 바로 지금을 살고 있는 잘 나가는 젊은 작가가 쓴 것 같이 가슴 속을 파고드는 소설. (딱 하나 세월의 흔적이랄 만 한 것은 소설 속 여주인공들이 남주인공 와타나베를 부를 때 사용하는 "자기"라는 표현이었다) 

 

도대체 어떤 소설이길래.

 

그럼 하루키의 불세출의 출세작, 상실의 시대,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4. 소설 속으로


# 더 읽고 싶으시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 독후감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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