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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에세이

수영레슨 5개월째: 수영으로 들여다본 시간의 힘

by 북노마드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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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창피한 일이지만 어제 수영 글라이딩이 좀 되더라구요. 실은 아직도 호흡은 잘 못 합니다.

4월부터 배웠으니, 실은 이번달로 5개월째인데, 6월말부터 평영 발차기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7월부터 수영쌤이 갑자기 바뀌어서 다시 자유영, 배영 기초잡기(7월에 신규 회원이 50% 이상이라)를 했습니다. 전 아직 자유영도, 배영도 잘 안 되어서 그다지 아쉽지는 않았지만요.

그런데 여전히 잘 안 되어서... 운전했던 것처럼 수영유튜브를 집중해서 좀 봤는데요.

일전에도 보긴 봤는데, 사실 수영은 운전과는 달리 - 물론 운전도 몸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수영은 더욱이 - 몸의 연습이 우선이다, 영상보다는 실전이다, 라는 생각이 강해서 유심히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너무 실력이 늘지 않아서) 제가 잘 안 되는 부분만 집중해서 봤습니다.

1. 롤링
2. 슬라이딩
3. 발차기
4. 호흡

(이렇게 나열을 하고 나니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네요)

각각의 연습방법에 대해 설명을 해 주더라구요(여담이지만 참 좋은 세상입니다, 전국의 수많은 수영코치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공짜로 만나볼 수 있으니까요). 실은 이런 건 몸이 자연스레 습득할 거라 생각했는데, 각각의 연습을 수십차례 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분할해서 4번 왔다갔다할 때는 롤링 동작만, 추가 4번은 슬라이딍만, 추가 4번은 발차기만.. 이렇게 해 봤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호흡은 솔직히 잘 못하겠어요)

그렇게 부분동작으로 몸에 익히는 걸 토요일, 일요일 각각 1시간씩 연습을 하다가 어제(일요일)는 수영장 나오기 10분 전에 이 모든 걸 종합해서 해 봤는데, 갑자기 쭉- 미끄러지면서 몸이 나아가는 거에요. 그때 쫙 고개를 돌렸더니 호흡도(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레(?) 되는 것 같구요.

그래서 느꼈습니다.

5월달에 나만 안 돼, 나만 바보 같다고 느꼈던 좌절감, 수치심. 이런 걸로 포기해 버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 시간이 꽤 지나고 나니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 여기서 시계추를 더 돌려 1년 뒤에 지금의 이 생각도 아마도 또 흐릿해지고, 아무렇지도 않겠지, 라는 생각.

무뎐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라는 생각.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쓰는 것. 이게 지금 당장에는 내 글쓰기에 아무런 영향을 주는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시간의 누적으로 분명히 대단히 나를 변화시키고 있겠구나, 라는 생각.

뭐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인생이 바뀌는 것은 순간이 아닙니다.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서 이뤄지는 겁니다. 처음에는 잘 안 되는 것 같고, 우리는 순간이라는 시간대에 살고 있어서, 미래가 보이지 않지만 시간은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ps. 누구나 박태환 같은 수영실력을 갖출 수는 없지만 누구나 박태환만큼 수영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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