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주식투자이야기 1편을 썼다가 주식투자와 이별을 선언합니다를 썼네요. 보니까 1편은 5월 5일에, 이별 선언은 5월 17일에 썼는데, 아직까지 주식시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네요. 이별 선언에도 썼지만, 도박 중독과 같은 거네요^^
사실 돈 벌기 좋은 공간이 주식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이상 단기 트레이딩이 아니라, 제대로 공부해서 가치투자를 해 보자로 선회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좀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실제적으로 눈 앞에 재산이 불어나는 - 물론 잃을 수도 있지만 - 것을 객관적으로 바로 볼 수 있는 곳이 주식시장이란 곳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몸값을 올려야 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 해, 라고는 하지만, 사실 당장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에 투자하다 보니 실.감.이 나지 않기에 더더욱 주식시장에 목을 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써보고 나니, 무형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주식으로 따지면 장기로 보고, 좋은 기업에 가치투자를 하는 것과 같은 거네요^^
무튼 이렇게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방금 델타항공을 팔았습니다. 28.1$ 정도에 샀는데, 사자마자 다음날부터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마이너스 12프로? 13프로? 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러다가 꾸역꾸역 회복을 하여 조금 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을 했고, 자동매도를 걸어놨더니 28.2$에 팔렸습니다. 거의 두달을 시세창을 들여다보며, 골머리를 앓았던 종목인데, 팔자마자 더욱 치솟더니 현재 29$ 정도입니다.
'어이쿠야, 좀더 견딜걸, 꼭 내가 팔고 나면 오르더라.'
이런 생각이 절로 들어서 잠을 이루지 못하겠네요^^ 실은 중간에 한번 깨면 꼭 시세창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잘 잠을 자지 못합니다. 일종의 불면증이랄까요?ㅎㅎ 두런두런 생각이 들면서 또 잠에서 깨어 버려서, 그냥 글이나 쓰자는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아이고 배야. 내가 거의 두달을 얼마나 고생했는데, 겨우 0.05% 수익을 얻고 팔아버렸네.'
이런 배아픈 생각도 듭니다. 나말고 계속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돈을 벌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을 조금 더 전개시키면, 어찌됐든 저는 돈을 벌었습니다. 사실 더 수익을 얻고 싶었던 것은 과거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심리였습니다. 그런데 왜 정신적 고통이 있었을까요? 그 고통의 시절에는 하루 빨리 원금이라도 회복했으면 좋겠어, 라고 소망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떡하니 손익분기점이 도래하자, 어떻게 마음이 바뀌었지요? 맞습니다. 내가 어떻게 버텼는데, 겨우 이것에 팔어? 하고 버티게 됩니다. 그 결과는 사실 아시겠지만, 더 이득을 볼 수도 있지만 역으로 다시 내려앉아 또 다시 몇 달의 인고의 시간을 가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역으로 내려 앉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역시 팔길 잘했어, 탁월한 선택이었어, 역시 난 천재야, 라고 기뻐했겠지요?
생각을 좀 해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늘 밤중에 잠에서 깨지 않았더라면, 다가오는 새벽에 더 높은 가격에 매도를 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역시 오래 가지고 있는게 답인가?'
라는 장기투자가 맞나? 라는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그런데 똑같이 잠에서 깨지 않았지만 - 아직 다가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 다가오는 새벽에 더 가격이 낮아졌더라면요?
'어이쿠야, 아까 팔걸. 역시 욕심이 지나치면 안돼!'
이런 생각에 잠기겠지요. 제가 많이 당해봐서 압니다. 이런 생각들의 근원은 어디서 올까요? 두서없이 쓰다보니 했던 말을 반복하는 감이 있지만, 제가 무슨 말을 드리고 싶은지 아시겠지요? 결국 보기에 따라서 달라지는 겁니다.
0.05% 수익. 땅을 파면 그 돈이 나옵니까? 생각해 보면 정말 감사해야 할 돈입니다. 내 두달간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인데, 에게 겨우 이 정도? 라고 생각하시나요? 아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반대로 다시 내려앉았다면 또 다시 두달, 아니 두달 이상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계속 올라서, 놀부심보로 아이고 배야, 하고 시기질투에 사로잡혔을수도 있겠지요.
결론은 우리 인간은 시세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즉, 어떠한 형태로든 돈을 벌었다고 하면 일단은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나는 그래도 예전보다 백원이라도 부유해졌으니 행복해 하실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특히 주식에서는 지나간 비용, 즉 지나간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무시하셔야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요. 계속해서 치솟던 주가가 반대로 내려 앉은 경우도 있을 겁니다. +20%에 팔 수 있었는데, +5%에 팔다니, 에게. 이런 생각이 또 가슴을 치게 만듭니다. 그런데 +5%나 이득을 봤는데 말입니다. 주식은 당신의 정신적 고통과 탐욕에 무관심합니다. 그래서 그런 감정에 몰두하게 되면, 조급해 지거나 버티면 언젠가는 이득이다 라는 생각으로 탐욕에 눈이 멀게 됩니다.
아니, 그래도 그런 감정에 휩싸이시죠? 일단은 감정적으로는 모든 매매에 있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바로 앞에서 소개해 드린 '아빠와 딸의 주식 투자 레슨'이라는 책에서 아빠인 필 타운이 일본의 워런 버핏으로 유명한 다케다 와헤이를 직접 만날 일이 있어 성공비결을 물었더니, 그는 하루에 천 번씩 감사하는 습관을 키워왔고 그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도 좀전에 매도하고 나서 배가 아파서, 연습 삼아서 해 봤습니다. 속으로 그래도 돈을 번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그랬더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 이미 말씀드렸지만 - 주식투자에서든, 삶에서든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감정들의 근원은 시세중독인데, 우리는 일개 인간인지라 - 저 또한 감사하는 마음을 언급했지만 - 시세를 들여다보면 감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실은 제가 쌀 때 매수하지 못했던 관심 종목들이 코스피, 코스닥 한국시장이든 다우, 나스닥 미국시장이든 치솟는 것을 보면서도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러다가 나만 뒤쳐지는 게 아닌가? 다들 부자가 되는데 나만......'
남들은 카카오, 삼바(삼성바지오로직스), 셀트리온으로 대박 났다던데, 나는 뭐하고 있었나, 바보같이. 진심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즉 주식 투자에 1도 관심 없던 시절에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즉 그런 얘기는 로또 당첨된 이야기처럼 부럽기는 하지만 나와 전혀 상관없는 그냥 흘러 듣는 가십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내 삶의 중심에 와 있었습니다.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저도 4월초에 시작을 했으니, 진정한 동학개미입니다. 그때는 은행 예금금리가 1%니, 그것도 1년 꾹 넣어두어야 1%니, 나는 몇 개월이 걸리더라도 1% 이상만 벌면 정말 잘 하는 거야, 라고 다짐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 그렇다고 1%만 먹고 나와야지, 라는 단타를 조장하자고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되레 그 대박난 주식 부자들의 이야기는 로또 당첨과 같이 나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그네들이 부자가 된 것을 왜 부러워 합니까? 그건 마치 이재용이 삼성가에 태어나고, 나는 그저그런 집안에서 태어나서 너무 배가 아프다고 부러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 스티브 잡스는 저렇게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태어난 거야, 아 부러워 미치겠네 - 뭐 이런 감정은 무척이나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만 - 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게다가 저런 생각에 사로 잡히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요? 그래 지금이라도 - 막차일지도, 지옥열차일지도 모르는데 - 타자, 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엄청 비싼 종목을 지금이라도 사게 됩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강세장이 몇 년간 지속된 적이 있습니다. 저도 이 강세장이 언제까지 갈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전략이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탐욕에 눈이 멀어 너무나 비싸게 어떤 종목을 사게 됩니다. 그리고 보통 '물린다'라는 표현을 쓰게 됩니다. 농담삼아 존버, 강제 버핏이라고 하는데, 역시 마이너스 계좌를 보고 버티는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여기서 자르자(손절하자) 하고 팔아버립니다. 특히 그 매도세가 심하면 도저히 버텨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보통 대중들은 '탐욕에 사고, 공포에 팔고', 워런 버핏 같은 현자들은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는' 것입니다. 이 강세장을 부러워 할 필요없이, 나에게도 기회가 온다는 생각으로 '나의 때'를 기다리면 됩니다. 안 오면요? 오게 되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시세창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안달이 나는 겁니다. 그리고 강세장으로 돈을 싸그리 벌어들이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마시고, 그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내세요. 나보다 현명하게 투자하여 그들은 돈을 벌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 싸게 사서, 강세장에서 부를 일구는 날이 찾아올테니, 그들은 악랄하고 시기질투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힐난하고 그러지 마세요. 언젠가는 그 자리에 당신이 있을 터인데,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향해 악의적 시선을 보낸다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기분이 들까요?^^
심리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그만큼 주식시장에서는 멘탈잡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흔히들 부자의 마인드, 부자의 그릇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진심으로 주식시장에서는 그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심리적인 것과 연관지어,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위와 같은 모든 현상들이 일어나는 근원적 원인은 무엇일까요? 뻔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여러분이, 여러분의 눈으로, 여러분의 귀로, 여러분의 가슴으로,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발굴하고 선택한 기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슨 이야기냐? 물론 안 그러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위에 내용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거의 99.99999999999% '카더라'로 매매하시는 분들이실 겁니다. 남들이 네이버, 카카오 좋다던데. 테슬라가 최고지, 미래는 전기차의 세상이야. 코로나 백신 치료제가 나오면 여기는 대박. 일부는 맞는 말이지만, 진심 여러분이 그 회사의 재무제표를 들여본 적이 있습니까? 아니 테슬라는 재무제표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지, 라고 반박하시는 분들은 그럼 역으로 묻겠습니다. 그럼 전기차의 미래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하시나요? 2분 정도 저한테 브리핑해 보세요.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는 2분 연습이라고 하여 본인이 매수할 종목에 대해 2분 정도 명확하게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매수한다고 합니다. 지금 카카오 가지고 계시는 분들, 2분 동안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아니면 본인 자신에게 그 매수이유를 설명하실 수 있나요? 그것도 명확하게, 그리고 납득이 가게끔.
납득이 왜 중요하냐면, 자기확신이 있어야만 시세중독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뻔한 이야기지만, 본인이 확신하는 좋은 기업을 싸게 샀으면, 일시적인 시세중독에 흔들릴 일이 없겠지요? 제가 델타 때문에 왜 두달간을 마음 고생했을까요? 맞습니다. 항공주는 코로나만 끝나면 대박이야, 라는 항간의 소문에 흔들렸고, 당연히 항공주는 하루에도 10% 상승은 기본이야, 라는 하루 대박(10% 상승은 그다지 대박도 아닌데 말입니다)을 노렸기 때문입니다. 무엇과 닮아 있나요? 네, 도박과 같습니다. 내일 하루에 10% 상승하면 팔고 나오자. 주사위 던져서 6이 나오면 원금의 10%를 바로 주겠다는 도박입니다. 불안한 종목입니다. 쉬이 망하지는 않겠지만, 두다리 뻗고 잘 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도박을 했기 때문입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에이, 어차피 운이 따라야 하니, 난 그저 질펀하게 마시고, 퍼질게 놀거야 하고 노력은 하나도 하지 않는 사람과, 운은 지지리도 없지만 무지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신이 있다면 어떤 사람의 편을 들어줄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정말 운만 따라주면 성공하는게 세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기회가 왔을 때, 즉 운때가 왔을 때 좋은 기회를 덥썩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믿습니다.
그래서 좋은 기업을 늘 발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자기 확신이 섰을 때, 싸게 사서 - 조정국면이나 하락장을 인내심 있게 기다려서 - 오래 가지고 계십시오. 먼저 노력해서, 기다려서 사서, 때를 기다리면 그 기업은 여러분이 그토록 부러워했던 로또가 될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로또가 아니라,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만 말입니다.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어렸을 적 즐겨 봤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출발! 드림팀'입니다. 드림팀의 캐치 프레이즈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 말로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그럼 행복하고 성공한 투자 하시기 바랍니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출발 드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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