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꾼 꿈이 불현듯 기억이 났다. 본디 나란 인간은 꿈 따위 - 설사 그것이 악몽이라 몹시 놀라 깨기는 하겠지만 -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꿈 속에서 나는 바닥에 떨어진 백원 짜리 동전을 허겁지겁 줍고 있었다. 백원 짜리는 주울 때마다 그 수가 늘어나는 것만 같았다. 남들이 채 눈치 채기 전에 더 많이 줍기 위해 급히도 허리를 돌리고 손을 움직였다.
밤의 흥분에서 깨어나자, 낮의 이성은 그 떨어진 동전들은 누가 잃어버린 것이었을까, 또 그네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생각했다. 문득 나의 우연한 행복은 스스로 만들기 힘들지만, 타인의 우연한 행복은 우리가 기획할 수 있다는 최인철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오백원 짜리 동전을 우연찮게 줍는 행복을 남들에게 선사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또 오늘은 화이트 데이인데 모르는 아무에게나 캔디를 전해줘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들이 스쳐갔다. 여러 궁리를 해봤지만 오백원짜리 동전을 스스로 길바닥에 두고 가는 것은 발길에 치여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었고, 길거리의 누구나에게 사탕을 내민다면 아무래도 찜찜한 기분이 들어 받아도 기꺼이 먹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스쳤다.
버려질 일도, 창피를 당할 일도 없이 기분좋게 하는 방법은, 바로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책 사이에 천원짜리 지폐를 넣는 거였다. 기왕지사 책에 넣는 거, 평상시에 선한 영향력을 받아 온 김승호 회장님의 "돈의 속성"이라는 책에 넣기로 마음 먹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볼만한 목차 사이에 천원짜리 지폐를 넣었다.
돈이 새돈처럼 반듯했더라면 더 기분이 좋았겠구나 싶었지만 이에 만족하기로 했다. 어떤 이는 출판사의 새로운 마케팅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구나 뚱한 상상도 해봤다. 내친 김에 몰카처럼 누가 발견하는지,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볼까 라는 관음증이 도지기도 했지만 이내 서점을 나왔다.
단돈 천원으로도 누군가가 행복에 겨웠으면 좋겠다.
물론 나 또한 일상에서 그런 우연한 행복이 자주 다가오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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